서 론
위암은 세계적으로 발생률 2위의 암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두 번째로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다[1]. 위암이 흔하게 전이되는 부위로는 간, 복막, 림프절이 있으며 그 밖에 폐, 부신, 골격, 난소 등으로 전이를 보이나 담낭으로 전이는 드물다[2]. 임상적으로 담낭으로 암이 전이되는 경우는 드물고[3] 악성 흑색종[4], 콩팥세포암종[5]이 담낭으로 전이가 된 보고가 있지만 위암이 담낭으로 전이된 보고는 많지 않다. 417명의 담낭 악성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 20명의 환자가 전이된 담낭암이었고 그중 8명의 환자가 위암으로부터의 전이로 밝혀진 바 있다[6]. 저자들은 위암으로 진단된 환자에서 담낭으로 전이가 발견되었고 담낭염이 동반되어 해당 증례를 보고한다.
증 례
59세 남자가 상복부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내원 4-5일 전부터 상복부의 통증 및 소화불량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었고 구토를 동반하였다. 배변 습관의 변화는 없었고 10 kg의 체중감소를 동반하였다. 과거력 및 가족력에 특이사항은 없었다. 혈압은 140/80 mmHg, 맥박수는 78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3℃였다. 진찰시 복부 압통은 동반되지 않았다. 혈액검사 결과 온혈구계산에서 혈색소 10.6 g/dL (13.3-16.5 g/dL), 백혈구 9,400/mm3 (3,800-10,000/mm3), 혈소판 314,000/mm3 (140,000-400,000/mm3)였다. 혈액화학 검사에서 총 빌리루빈 0.4 mg/dL (0.3-1.2 mg/dL), 아스파라긴산아미노전이효소 31 U/L (0-34 U/L), 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 15 U/L (10-49 U/L), 알칼리인산분해효소 56 U/L (0-73 U/L), 혈액요소질소 14.3 mg/dL (9.0-23.0 mg/dL), 크레아틴 0.7 mg/dL (0.7-1.3 mg/dL), 나트륨 139 mEq/L (132-146 mEq/L), 칼륨 3.9 mEq/L (3.5-5.5 mEq/L), C-반응단백질은 3.055 mg/dL (0-0.500 mg/dL)였다. 복통의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하였으며 위 전반에 걸쳐 넓게 조영증강된 관내 돌출되어 있는 병변이 관찰되었고 담낭에 전이성 병소가 관찰되어 진행성 위암을 시사하는 소견을 보였다(Fig. 1). 진단을 위해 제2병일에 위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였고 위의 전정부에서 위체상부까지 침범한 종괴가 관찰되었고 쉽게 출혈하는 점막 비대가 동반되어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Fig. 2). 위암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을 시행하였고(Fig. 3) 담낭, 뇌, 부신 및 다발성 림프절 전이가 동반된 위암이 의심되었다. 위 내시경 병리결과는 중등도 분화 선암으로 확인되었고 면역조직학적 검사에서 Cerb-B2 양성(score 3)의 소견을 보였다. 내시경 검사 12시간 후 우상복부 통증과 38.2℃의 열이 발생하였고 진찰시 우상복부에 압통이 동반되었으며 머피 징후가 양성이었다. 혈액 검사 결과에서 백혈구 9,300/mm3 (3,800-10,000/mm3), 총 빌리루빈 0.8 mg/dL (0.3-1.2 mg/dL), 아스파라진산아미노전이효소 73 (0-34 U/L), 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 41 (10-49 U/L), 알칼리인산분해효소 124 (0-73 U/L),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 93 (0-73 U/L), C-반응단백질은 18.196 mg/dL (0-0.500 mg/dL)였고 담낭염 의심 하에 혈액배양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cefotaxime을 투여하였다. 간담도 스캔을 시행하였고 90분간 담낭이 관찰되지 않아 급성 담낭염에 합당한 소견을 보였다(Fig. 4). 항생제를 투여한 뒤 2일 후부터 복통 및 발열은 호전되었고 C-반응단백질 수치도 감소하였다. 혈액배양 검사에서는 동정되는 균은 없었다. 제9병일부터 trastuzumab, capecitabine, cisplatin 병합치료를 시작하였고 현재 5차 항암치료까지 마친 상태로 3차 항암 치료 이후에 추적 관찰한 복부컴퓨터단층촬영에서 담낭에 전이되었던 종양과 위벽의 종양은 크기가 감소되었다.
고 찰
위암은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흔한 암 사망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1년에 100만 명의 환자가 위암으로 사망한다[1]. 위암의 전이는 주로 혈행성 전파, 림프절을 통한 전이, 주위 장기를 통한 직접 침윤과 복강내 파종을 통해 이루어진다. 혈행성 전이는 위장혈관이 간문맥으로 유출되기 때문에 간전이가 가장 흔하며 그 외 폐, 부신, 신장, 뼈와 뇌로 전이될 수 있다[7]. 위암은 초기에 전형적인 증상들이 없으며 복부 불편감, 식사 후 발생하는 복부 팽만감 그리고 드물게 오심, 구토, 통증 등으로 증상이 발현되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8].
담낭으로의 전이암은 매우 드물고 예후가 좋지 않다[9]. 악성 흑색종이 담낭으로 전이되는 암으로는 가장 흔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악성 흑색종이 있는 환자들을 사후 부검하였을 때 15%에서 담낭으로의 전이가 발견되었고 드물게 췌장암, 위암, 대장암, 간암에서도 담낭으로의 전이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다[3]. 위암의 담낭 전이는 매우 드물며 417명의 담낭 악성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 20명의 환자가 전이된 담낭암이었고 그중 8명의 환자가 위암으로부터의 전이로 밝혀졌다. 담낭 전이 환자의 중앙생존기간은 8.7개월이었고 진단시 담낭염이 동반된 경우 더 예후가 불량하였다[6].
본 증례에서는 위 내시경 검사 후 무결석 담낭염이 발생하였다. 무결석 담낭염은 전체 담낭염의 10% 정도를 차지하며 담즙 정체 또는 허혈의 결과로 나타난다. 대부분 외상, 수술, 쇼크, 패혈증, 화상 등으로 치료받는 중환자에서 발생하나 드물게 암으로 인하여 담낭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10]. 급성 담낭염의 진단에 간담도 스캔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진단의 민감도는 90-97%, 특이도는 71-90%로 알려져 있다[11]. 본 증례의 경우 입원 도중 발생한 상복부 통증, 열, 머피 징후 양성 및 C-반응단백질 증가로 급성 담낭염을 의심하였고 간담도 스캔에서 90분까지 담낭이 관찰되지 않아 급성 담낭염에 합당한 소견을 보였다. 이것은 담낭으로 전이된 암이 담낭관을 막아 무결석 담낭염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담낭으로의 전이암은 흔치 않으며 위암이 담낭으로 전이되어 급성 담낭염이 동반되는 경우는 더 드물다. Bilici 등[12]은 위암이 담낭 전이로 재발하면서 급성 담낭염을 동반한 1예를 보고한 바 있다. 이 증례는 58세의 남자로 위에 국한된 반지세포암종으로 근치적 수술을 받고 18개월 뒤에 급성 무결석 담낭염이 발생,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후 병리검사에서 담낭에 반지세포암종을 확인하였다.
국내에서는 Yoon 등[6]이 담낭으로 전이된 20예를 보고하면서 그중에 8예가 위암으로부터 전이임을 밝힌 바 있고 4예에서 급성 담낭염으로 발현하였음을 보고하였다. 하지만 급성담낭염이 동반된 4예의 경우 원발암이 무엇이었는지를 따로 보고하지 않아 이것이 위암의 담낭 전이였는지는 불분명하다.
담낭으로의 전이암에 대한 그 동안의 보고는 주로 부검에서 확인된 경우가 많았으며 원발암 진단시 담낭 전이가 함께 보고된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담낭의 전이암으로 인한 담낭관의 폐색에 의해 급성 담낭염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담낭으로의 전이가 의심되는 환자에서 우상복부 통증, 열이 발생할 경우 담낭염의 발생을 의심해야 한다. 그리고 복부 초음파, 간담도 스캔 등의 검사를 통해 급성 담낭염을 진단한 뒤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겠다. 위암의 담낭 전이와 동반된 담낭염은 매우 드문 경우로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