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초음파 내시경(endoscopic ultrasound, EUS) 검사는 내시경 선단에 달린 초음파 탐지자를 이용하여 위장관 내에서 초음파를 이용하여 주변 장기를 관찰하는 검사이다. 이 검사를 이용하면 복부 초음파로 관찰이 쉽지 않았던 췌장 및 담도에 대해서 고해상도의 실시간 관찰이 가능하다. 위 및 대장 내시경 중에 위장관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면서 발견된 병변에 대해서 조직 검사를 시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초음파 내시경을 이용하여 위장관 주변의 병변을 실시간 관찰을 하면서 이전에 접근이 어려웠던 장기의 조직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초음파 내시경 유도하 조직 검사는 지난 20여 년간 많은 발전이 있었다. 하드웨어면에서 초음파 내시경 기계 및 조직 검사용 세침의 성능이 개선되었고, 많은 임상 연구를 통해서 해부학적 구조의 이해 및 내시경을 통한 조직 검사 술기가 발전되었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서 초음파 내시경 유도하 조직 검사는 췌장과 담도 및 주변 림프절 등에 생긴 병변에 대해 시행하는 기본적인 비수술적 조직 검사가 되었다.
본 론
1. 췌장 고형 병변에서의 활용
췌장 고형 병변에서 시행되는 조직 검사는 매우 정확하며[5-8], 이에 비해서 부작용은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9,10].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85-89% 및 96-99%로 보고되고 있고 임상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은 0.25% 내외로 알려져 있다[10,11]. 초음파 내시경 유도하 조직 검사 후 종양 파종의 발생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절대적인 위험도가 높지 않았으며, 초음파 내시경 유도하 조직 검사를 수술 전 시행한 경우와 시행하지 않은 경우를 비교한 연구에서 두 군 간에 합병증 및 장기 생존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9].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췌장 고형 병변에 대해서 조직학적 검사가 필요한 경우 일차적으로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조직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국내 가이드라인도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내시경 초음파를 일차적 조직 검사에 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종양에 대해서 수술 전 감별 진단으로 양성 질환 혹은 치료가 바뀔 수 있는 림프종, 전이암 등이 의심되면 초음파 내시경 유도하 조직 검사에 대해서 숙고할 것이 권유된다. 미국에서 시행된 전국적인 조사에 따르면 완치 목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에 2001년에는 10%만이 내시경 유도하 조직 검사를 시행 받았는데 2009년도에는 45%가 조직 검사를 시행받았다[12].
조직 검사 후 임상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 경우에 두 가이드라인에서 모두 향후 방침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췌장 조직 검사 결과에서 악성이 진단되지 않고 비전형(atypical) 또는 악성 의심(suspicious for malignant)으로 나온 경우에도 적절한 임상 양상을 토대로 재해석하여 악성으로 진단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13-15]. 유럽과 국내 가이드라인 모두에서 조직학적 검사의 진단을 위해서 Kras 변이의 활용[16]과 정확한 진단을 위한 반복적인 검사가 매우 유용함을 제안하고 있다[17-22].
2. 췌장 낭성 병변에서의 활용
췌장 낭성 병변에서의 활용에 대해서는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만 주로 언급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정확한 진단으로 환자의 치료가 바뀔 것이 예상되는 경우에 초음파 내시경 유도하에서 낭성액을 얻은 뒤 생화학적 검사 및 세포병리학적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따라서 크기가 1 cm 미만이면서 고위험요소(high risk stigmata)가 없다면 이러한 검사를 시행할 필요가 없다. 또한 얻어진 낭성액이 적은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carcinoembryonic antigen (CEA)부터 검사하는 것과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 직접 낭종의 벽을 천자하거나 KRAS 변이를 검사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되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다른 생물표지자 검사와 초음파 내시경 유도하 단일초점 레이저 내시경 조직 검사(EUS-guided confocal laser endomicroscopy)는 임상적으로 증명될 때까지는 임상시험에서만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현재까지 CEA가 가장 유용한 점액성 및 비점액성 낭종을 구별하는 검사이며 적용하는 적절한 기준치는 연구 대상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다[23,24]. 이외에도 점액과 비점액성 낭종을 구별하기 위해서 선징후(string sign) [25] 및 세포병리학적 검사[23]가 시행되고 있다. CEA와 선징후로 악성을 진단할 수 없지만 세포병리학적 검사는 악성을 진단할 수 있다[26,27]. 하지만, 이러한 검사들은 모든 낭종에서 가능하지는 않으며 특히 낭종의 크기가 1 cm 미만인 경우에는 검사를 위한 충분한 양의 검체를 얻기가 힘들다. 낭성액을 이용한 CEA, 선징후 및 세포병리학적 검사는 악성 및 양성 질환의 감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생체표지자를 찾기 위한 많은 연구가 있었으며, 이 중 K-ras 변이 분석(mutation analysis)이 단독 혹은 세포병리학적 검사 및 CEA와 같이 검사함으로써 어느 정도 검사의 정확성을 올릴 수 있었지만 그 적용에는 제한이 많은 상태이다[28-30]. 낭종의 벽에서 직접 세포를 얻기 위한 연구가 있었으며 22G ProCore® 세침(needle) [31,32], Mini-biopsy forceps [33-35] 및 Brush [36,37]가 사용되었다.
3. 조직 검사 세침의 종류와 특징, 세침(needle)의 선택
췌장 종양에 대한 조직 검사에서 두 가이드라인 모두 세침의 직경 및 fine needle aspiration (FNA) 및 fine needle biopsy (FNB) 세침의 차이가 없어서 어떤 종류를 선택해도 된다고 권유하고 있다[7,38-40]. 중심조직(core tissue)을 얻는 경우에는 유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22G FNB 또는 19G FNA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비해서 국내 가이드라인은 FNB 세침을 사용하여 중심조직을 얻을 것을 권고하면서, 현재까지 세침 굵기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22G 세침이 다른 19G 혹은 25G 세침에 비해서 좀 더 나은 조직 검사를 위한 중심조직을 얻는 경향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41,42]. 임상적으로 필요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확한 병변의 천자로 여겨지며 정확한 천자가 이루어지면 검체의 양과 크게 관계없이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질 수 있다. 다만 세침의 굵기가 굵을수록, 초기 FNA 세침보다는 최근에 개발된 FNB 세침이 더 많은 양의 검체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조직을 얻게 되면 병변의 특성을 연구하기 위한 좀 더 다양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43]. 최근에 세침의 선단을 좀 더 개선한 Franseen type 및 Fork-tip type 세침과 기존의 Reverse-bevel type및 Menghini-tip type 간의 진단 정확도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무작위 비교 연구가 시행되었다. 연구 결과는 새로 개발된 세침이 기존의 세침도보다 더 정확하다고 보고하였다[44]. 하지만 이 연구의 대상 환자는 각 군별로 30명 내외였고 기존의 세침을 사용한 대조군의 정확도가 60% 내외로 보고되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세침 정확도가 90% 내외로 보고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세침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수 백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세침의 종류에 따른 검사 정확도 차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좀 더 잘 구성된 연구가 필요하다.
4. 조직 검사의 기술적 측면
현실적으로 국내에서는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조직 검사를 시행할 때 병리의사가 현장에 있으면서 적절한 검체 획득 여부에 대한 판정을 내려주는 rapid onsite evaluation (ROSE)이 불가능하다.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조직 검사 때 이러한 병리의사의 참여 여부는 기관의 사정에 의해서 결정되며 ROSE가 없는 경우에는 FNA 세침으로는 3-4회 천자를 시행하고 FNB 세침으로는 2-3회 천자를 시행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6,45-48]. 이에 비해서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췌장 종양에 대해서 4회 천자를 권유한다. 국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종양의 크기가 2 cm 이하인 경우에는 좀 더 많은 횟수의 천자가 필요하며 FNB 세침을 사용하면 횟수를 줄일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47-51].
조직 검사 시 Stylet 사용에 대해서 두 가이드라인에서 모두 사용 유무에 따른 차이가 없어서 특별한 권고가 없다[52-57]. Stylet의 기능 중 하나는 세침을 내시경에 삽입할 때 내시경의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slow pull back method로 검체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stylet이 삽입되어 있어야 하므로 가능하면 stylet을 조직 검사 때 사용하는 것을 저자는 선호한다.
음압(suction)의 사용에 대해서 유럽 가이드라인은 10 mL 실린지 음압으로 조직 검사를 시행하고 읍압 없이 세침을 회수할 것을 권고한다[8,53,58,59]. 국내 가이드라인은 혈액 또는 괴사조직의 오염이 심한 상황이 아니라면 음압 사용을 권고하고[8,53], slow-pull-back method가 음압 사용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음압을 사용하면 충분한 양의 조직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혈액 혹은 괴사조직의 오명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섬유조직이 많고 암세포의 밀도가 낮은 췌장암의 진단을 위한 조직을 얻을 때 음압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유리하다[8,53]. Slow pull back method는 혈액 등의 오염이 적으면서 조직 검체 양에 있어서 음압 사용에 뒤떨어지지는 않지만 임상적 유용성에 있어서 음압 사용에 비해서 우수한 결과를 보이지는 못하였다[58,60,61].
5. 조직 검체 처리 방법, 합병증 및 교육
센터에 따라서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64] 조직 검사 후 얻어진 조직의 적절한 처리 및 해석은 매우 중요하다. 두 가이드라인 모두 세포 검사뿐만 아니라 조직 검사도 같이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51,65].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다양한 면역조직화학 염색과 분자 유전학 검사를 통해서 임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어서[43,66-68], 이러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직접 도말 세포 검사(direct smear cytology)가 얇은층 액상 세포 검사(thin layer liquid based cytology)보다 더 좋은 결과를 보인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비교 대상 연구 검체의 최종 진단이 대부분 췌장암이기 때문에 세포 밀도가 높지 않은 췌장암에서 얻은 조직을 처리하는 과정 중에 세포 손실이 발생하는 액상 세포 검사보다 직접 도말 세포 검사의 민감도가 높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69-72].
결 론
췌장 병변에 대한 조직학적 진단이 임상적으로 필요한 경우 우선적으로 선택할 검사가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조직 검사다. 이 검사는 비교적 안전한 검사로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시행되는 경향이 있다. 다양한 세침이 개발되어 있으며 세침의 크기가 굵고 최근에 개발된 FNB의 경우 좀 더 많은 조직을 얻을 수 있지만 임상적 진단에 있어서는 큰 차이는 없다. 음압의 적용 및 stylet의 사용, 천자 기술 등에 따라서 검사의 정확도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확한 병변의 관찰과 천자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수련과정이 필요하다[7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