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만성췌장염의 합병증 중 하나인 외분비 기능부전은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이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여러 검사법들이 사용되고 있으나 국내에서의 정확도가 낮고 모니터링에 용이하지 않아 활용도가 낮으며,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외국에서는 유용성이 검증된 PEI-Q는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검사법 중 하나로, 국내에서의 유용성 검증이 필요하나 임상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환자의 높은 순응도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후 이에 대한 다 기관 연구와 협의가 필요하다.
AbstractChronic pancreatitis is a non-reversible, progressive inflammatory disease of the pancreas that is caused by repeated inflammation. It is characterized by morphological changes in the parenchyma and main pancreatic duct as pancreatic tissue is damaged and fibrosis progresses. These changes can lead to exocrine and endocrine dysfunction in patients with chronic pancreatitis, with major complications including pain, endocrine or exocrine insufficiency, and increased risk of pancreatic cancer. Of these, pancreatic exocrine insufficiency (PEI) is a state of malabsorption in which more than 15 g of fat is excreted per day. It can be diagnosed and assessed using several methods, but these methods are currently difficult to use in Korea and have low compliance, making them low utility. Recently, the PEI-questionnaire (PEI-Q) was developed to diagnose and assess patients’ exocrine insufficiency. It has been validated in foreign countries and has the potential to be used as a tool for diagnosing exocrine insufficiency with simple questions. This paper will review the diagnostic methods for existing exocrine insufficiency and the usefulness and utilization of the PEI-Q.
서 론만성췌장염은 반복적인 염증으로 인해 발생된 췌장의 비가역적, 진행성 염증 질환으로 췌장 조직이 손상되고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실질과 주 췌관의 형태학적 변화가 유발된 것으로 정의된다[1]. 이러한 변화는 만성췌장염 환자에서 외분비장애와내분비장애를일으키게되고, 주요합병증으로는 통증, 내분비기능 부전, 외분비기능 부전(pancreatic exocrine insufficiency, PEI), 그리고 췌장암 발생위험 증가가 있다. 이 중 PEI의 경우 지방변이 하루에 15 g 이상이 배출되는 흡수 장애가 발생한 상태로 Table 1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몇 가지 검사법으로 진단 및 평가하고 있으나[2], 이러한 방법들은 현재 국내에서 사용이 어렵거나 검사가 복잡하고 순응도가 낮은 검사라 임상에서의 활용도는 낮은 실정이다. 최근 환자의 PEI를 진단 및 평가를 하는 목적으로 PEI-questionnaire (PEI-Q)가 개발되었으며, 외국에서 그 유용성이 검증되어 간단한 질문으로 유용하게 PEI에 대해 진단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 가능성이 각광받고 있다. 본고에서는 기존의 PEI의 진단법 및 PEI-Q의 유용성과 활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 론1. 외분비기능 부전 진단의 다른 도구들1) 직접췌장기능검사(direct pancreatic function test)(1) Secretin-cholecystokinin (CCK) stimulation test검사를 시작하기전에 먼저 비십이지장관(naso-duodenal tube)을 삽입해야 한다. 이후 정맥주사로 secretin과 CCK를 지속적으로 주입한다. 이후 십이지장 내의 내용물을 지속 흡인하여 분석하고 이를 통해 췌장의 외분비기능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 검사법은 PEI의 진단 및 중증도를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민감도 및 특이도는 9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다[3]. 하지만 검사 방법이 복잡하고 비십이지장관을 삽입해야 하는 등 침습적이라는 단점이 있어 활용도가 높지 않고, 음성 예측도는 높은데 반해 비교적 양성 예측도가 낮아 만성췌장염을 배제하는 데 조금 더 효과적이다.
2) 간접췌장기능검사(indirect pancreatic function test)(1) 지방흡수계수(coefficient of fat absorption, CFA)이 검사를 위해서는 환자가 5일간 지방이 100 g 포함된 엄격하게 제한된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이후 5일 중 마지막 3일간의 대변을 모두 수집하여 지방흡수계수를 산출하며, 93% 미만인 경우 PEI가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본 검사의 경우, 췌장효소 대체 치료(pancreatic enzyme replacement therapy) 효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비침습적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낮은 환자의 순응도 등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지 않다. 또한 중증도가 높은 경우에만 진단되는 경향이 있고, 췌장의 기능 이외에 다른 이유로 인한 흡수장애로 인한 위양성(false-positive)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검사의 정확도는 높지 않다[2].
(2) 13C mixed triglyceride breath test (13C-MTG-BT)
13C-labelled mixed triglyceride가 섞인 식사를 환자에게 제공한다. 췌장효소들에 의해 분해가 된 13C-유리 지방산은 소장에서 흡수되어 간으로 이동하고 이후 13CO2로 변환되어 호흡 시 폐를 통해 배출되게 된다. 이 농도를 측정하여 췌장효소의 기능을 평가하는 방법이다[4]. 경증과 중등도의 PEI의 진단도 가능하지만, 이 검사 역시 췌장의 PEI 이외의 다른 원인에 의해서 위양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고, 방사성추적자(radiotracer)가 있는 의료 기관에서만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널리 활용되고 있지 않다.
(3) Fecal elastase-1 (FE-1)다른 췌장의 외분비 기능 검사에 비해 간편하여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검사이다. 대변의 일부만이 필요하며, FE-1의 농도를 측정하여 일정 수치 이하일 경우 PEI를 진단할 수 있다. 아직 합의된 역치 값은 없으나 200 µg/g이 기준으로 가장 흔하게 활용되어지고 있다[5]. 하지만 이 역시 대변의 상태(예: 설사)에 따라 위양성이 발생할 수 있어 해석에 주의를 요하며, 경증의 기능 부전 환자에서만 비교적 정확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2. PEI-Q의 방법PEI-Q는 총 3가지 영역의 질문이 있다. 복부 증상(abdominal symptoms, A), 배변 증상(bowel movement symptoms, B) 그리고 영향(impacts, C)이며, 각각의 소문항들로 이루어져 있다(Fig. 1). 각각의 문항에는 0-4점까지 선택한 응답에 따라 점수가 부과된다. 각각의 영역의 점수들의 평균을 구하게 되며, 이후 복부 증상과 배변 증상을 합쳐서 평균을 구하여 이를 총 증상 점수(total symptom score, A+B/2)로 표현하게 된다. 이 점수가 0.6점 이상이면서 설사를 동반한 과민성 대장 증후군 같은 다른 위장관 질환이 없다면 PEI가 있는 것으로 진단하게 된다. 영향(C) 항목은 PEI를 진단받은 사람에 한해 작성하게 되며, 이 점수까지합쳐서총요약점수(total summary score, A+B+C/3)를 계산한다. 점수가 0.6-1.4점인 경우 경도의 PEI, 1.4-1.8점인 경우 중등도의 PEI 그리고 1.8점 이상인 경우 중증의 PEI가 있는 것으로 제안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PEI-Q의 유용성을 확인한 논문은 없는 실정이나, 해외에서는 2개의 논문이 PEI-Q와 관련하여 발표되었다[8,9]. 2017년 Johnson 등[8]은 PEI와 관련된 1520개의 초록 및 기존 여러학회들의 가이드라인등을 review하여 증상과 관련된 항목들을 조사하였고, 3개국 10명의 의사와 총 61명의 만성췌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1시간 정도 면담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증상에 대한 항목들을 정리하여 PEI-Q를 만들었다[8]. 이후 2019년 Johnson 등[9]은 이러한 PEI-Q의 PEI환자에서의 유용성을 확인하기위해 연구를 진행하여 발표하였다. 162명의 PEI 환자와 62명의 설사를 동반한 과민대장증후군 환자, 60명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PEI-Q의 유용성에 대해 조사하였다[9]. 건강한 사람과 PEI환자 사이의 진단 정확도는 수신기작동특성곡선(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curve, ROC curve)에서 area under the curve (AUC)가 0.8로 높게 확인되어 총 증상 점수 0.6점을 PEI 진단의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clinical global impression of severity를 환자와 의사가 각각 측정하였고, 환자와 의사들이 중등도로 분류한 경우 총 요약 점수가 1.5/1.4점, 중증인 경우 1.9/1.8점이 평균 점수로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PEI-Q에서 1.4/1.8의 중증도 및 중증 기준 점수를 설정하였다. 또한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2주 뒤에 다시 동일한 검사를 시행하여 재현성이 있는지도 살펴보았다. 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s (ICC)는 0.7 이상인 경우 두 검사 간의 신뢰도 및 재현성이 높다고 판단하게 되는데 본 논문에서는 ICC가 0.73-0.81로 나와 검사 간 신뢰도 및 재현성이 높다고 제시하였고, 효용성과 신뢰성이 이미 효과가 입증된 Gastrointestinal Quality of Life Index (GIQLI)와 비교해도 열등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3. PEI-Q의 활용만성췌장염 환자는 진단 이후 약10-15년이 지나면 80-90% 정도에서 PEI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0]. 또한 고령의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PEI의 비율이 증가하며, 전체 인구의 노인에서 11.5%가 PEI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11]. 이러한 연구들을 볼 때 많은 환자들이 PEI가 있음에도 제대로 진단되지 못하고, 치료받지 못하여 삶의 질이 낮음을 알 수 있다. 비침습적이고 비용-효과적인 진단법의 개발이 중요해지면서 PEI-Q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고, 의사의 개입이 없이 진단을 위한 설문지만으로 PEI를 진단해 중증도 분류를 할 수 있으며, 치료 이후 개선 정도를 평가할 수 있어 이를 잘 활용한다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췌장효소대체요법(pancreatic enzyme replacement therapy)을 시행하기 전후 또는 치료 중 추가 평가를 통해 현재의 치료가 효과적인지도 평가할 수 있어 간단하면서 유용한 도구로 생각되어진다. 다만 PEI-Q를 이용하여 PEI를 검증하려면 과민대장증후군을 배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증상을 위주로 하여 기능성 질환의 진단에 사용된 ROME criteria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로마 기준 III를 이용하여 검증한 연구는 있으나 최근 개정된 로마 기준 IV를 이용한 검증은 없는 상태이고, 비슷한 증상을 가진 여러 기능성 위장관 질환 중에서도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대한 연구만 있는 상태이다[9]. 만성췌장염 환자가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있다면 흔하게 동반되는 소장세균과다증식(small bowel bacterial overgrowth)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를 진단하기 위한 공장액(jejunum) 흡인 검사나 수소 혹은 메탄 호기 검사는 활용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12].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을 위해 적절한 병력 청취와 영상 검사, 혈액 검사를 포함한 생화학적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기능성 위장관 질환과 소장세균과다증식에 대한 약제를 사용해본 후 큰 호전이 없다면 PEI에 대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PEI-Q의 장점은 치료에 대한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처음 PEI를 진단할 때는 PEI-Q와 다른 진단법을 함께 사용하고 추적에 PEI-Q를 적용하는 방법도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이설문지는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로처음개발되었으며, 한글로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직접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예: 효소 문제)가 사용됨에 따라 환자 혼자 설문지를 작성하는 것에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 의료진의 적절한 개입이 있다면 이를 극복하고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환자가 직접 작성한다는 설문지의 원래 목적을 훼손할 수 있고 환자가 직접 표현하는 증상의 종류, 강도, 기간 등을 훼손시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워지고 해석에 편향이 생길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는 없어 어느 정도의 효용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이나, 추후 활용도가 높아지면 국내 환자들을 위한 설문지를 작성하기 위한 국내 다 기관 협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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