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내시경 유두괄약근절개술(endoscopic sphincterotomy, EST)은 담췌관 질환의 핵심적인 술기이나, 시술 후 출혈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한 주요 우발증이다. 최근 인구 고령화로 인해 항혈전제 및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간경변증이나 말기 신부전과 같은 고위험 기저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의 시술 빈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술자는 출혈 위험과 혈전색전증 예방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정교한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본 종설에서는 EST 후 출혈의 병태생리와 중증도 분류를 고찰하고, 최신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시술 전 출혈 관련 약제의 관리 전략 및 출혈 고위험군에 대한 선별을 기술하였다. 예방 전략으로는 EST의 대안으로 내시경 유두부 풍선확장술을 시행하거나 절개 과정을 생략하는 회피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시술적 예방 조치로는 전통적인 에피네프린 국소 주입술 외에도 최근 도입된 예방적 클립 적용이나 자가 조립 펩타이드 젤과 같은 신규 지혈 제제의 활용이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EST 후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개별 위험 인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맞춤형 접근, 그리고 다학제적 협진이 필수적이다.
AbstractEndoscopic sphincterotomy (EST) is a cornerstone technique for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pancreatobiliary diseases. However, post-EST bleeding remains a significant adverse event, with a reported incidence of 0.76% to 2%. The management of post-EST bleeding has become increasingly challenging due to the aging population and the widespread use of antithrombotic agents, including antiplatelets, warfarin, and direct oral anticoagulants. Furthermore, the rising number of patients with comorbidities such as liver cirrhosis and end-stage renal disease necessitates more complex decision-making. This review provides a comprehensive overview of pathophysiology, standardized severity classification, and risk factors associated with post-EST bleeding.
서 론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ERCP)은 1968년 처음 소개된 이래 담도 및 췌장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필수적인 시술로 자리 잡았다[1]. 특히 내시경 유두괄약근절개술(endoscopic sphincterotomy, EST)은 총담관 결석의 제거, 담도 배액술, 스텐트 삽입 등 다양한 치료 목적의 내시경 시술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술기이다. 그러나 EST는 유두부의 괄약근을 전기 소작기를 이용하여 절개하는 침습적인 시술이므로, 필연적으로 다양한 우발증(adverse events)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그중 출혈은 0.76%에서 2%의 빈도로 보고되며,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지혈되는 경미한 수준이나, 일부에서는 대량 수혈이나 중재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출혈로 진행될 수 있다[2,3].
최근 인구 고령화와 심뇌혈관 질환의 증가로 인해 항혈소판제나 와파린(warfarin), 직접 작용 경구 항응고제(direct oral anticoagulants, DOACs) 등을 복용하는 환자군이 급격히 늘고 있다. 또한 말기 신부전(end-stage renal disease)이나 간경변증(cirrhosis)과 같은 기저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시술 빈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임상 환경은 시술자에게 출혈 위험과 혈전증 예방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정교한 의사결정을 요구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EST 후 출혈의 병태생리, 진단, 환자 및 시술 관련 위험 인자, 시술 전 항혈전제 관리 전략, 그리고 최신 지혈 기법을 포함한 포괄적 관리 방안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EST 후 출혈의 병태생리 및 구분EST 후 출혈은 유두괄약근 절개 과정에서 췌십이지장동맥(pancreaticoduodenal artery)의 분지가 절단되거나 열 손상을 입으면서 발생한다. 출혈의 양상은 시기에 따라 즉각성 출혈(immediate bleeding)과 지연성 출혈(delayed bleeding)로 구분되며, 각각의 기전과 임상적 의미가 다르다.
1. 즉각성 출혈즉각성 출혈은 절개 시점에서 관찰되는 출혈을 의미한다. 시술 중 절개 부위에서 소량의 혈액이 배어 나오는 현상(oozing)은 매우 흔하며, 이는 대부분 모세혈관이나 소정맥의 손상에 기인한다. 이러한 경미한 출혈은 시술 중 내시경적 시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멈추거나 간단한 세척만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 합병증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즉각성 출혈은 박동성 출혈(spurting)이 있거나, 출혈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워 시술의 완성을 방해하고, 지혈을 위한 에피네프린 주입이나 클립 결찰술, 열 응고술 등의 추가적인 내시경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로 정의된다[4,5].
2. 지연성 출혈지연성 출혈은 시술 종료 후 회복실이나 병동, 또는 퇴원 후에 발생하는 출혈을 말하며, 즉각성 출혈보다 빈도는 낮지만, 입원기간의 연장이나 재시술, 재내원, 수혈 등이 필요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지연성 출혈은 주로 절개 부위에 형성된 가피(eschar)가 탈락하거나, 시술 부위의 부종이 가라앉으면서 초기 지혈되었던 혈관이 재개통되면서 발생한다. 특히 항혈전제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던 환자가 시술 후 약물을 재개하는 시점(통상 시술 후 3-7일)에 빈번하게 발생하며, 최대 2주 후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임상적 징후로는 흑색변(melena), 토혈(hematemesis), 혈변(hematochezia)이 있으며, 심한 경우 혈역학적 불안정(저혈압, 빈맥)을 초래한다[4,6].
EST 후 출혈의 중증도 분류EST 후 출혈의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연구 간 비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출혈의 정도에 따른 표준화된 중증도 기준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EST 후 출혈의 중증도는 전통적으로 “Cotton consensus criteria”에 기반해 수혈량과 내시경 지혈술 외 다른 혈관조영술이나 수술적 치료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분류하였다[7]. 2017년 미국소화기 내시경학회(Americ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ASGE)의 ERCP 연관 합병증 가이드라인에서는 Cotton의 분류를 그대로 언급하였지만, ASGE 2010 lexicon의 입원기간의 연장, 중환자실 입원, 영구적 장애발생 등과 같은 결과기반 지표도 중증도에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하였다[5,8]. 하지만 최근 발표된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Europ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ESGE)의 ERCP 연관 합병증 가이드라인에서는 Cotton 분류는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은 반면 ASGE lexicon에 따라 출혈 중증도를 분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Table 1) [9].
시술 전 출혈 위험도 평가1. 항혈소판제 및 항응고제 사용아스피린, P2Y12 억제제(clopidogrel, prasugrel, ticagrelor) 같은 항혈소판제와 와파린, 그리고 DOACs를 포함한 항응고제의 복용 여부는 EST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중요한 출혈 위험도 평가 요소이다. 다만 모든 약제가 동일한 수준의 출혈 위험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아스피린은 상대적으로 출혈 위험 증가가 제한적인 반면, clopidogrel을 포함한 P2Y12 억제제는 시술 후 지연성 출혈의 위험을 보다 뚜렷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6]. 특히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후 이중 항혈소판 요법(dual antiplatelet therapy, DAPT)을 유지 중인 환자에서는 출혈 위험뿐 아니라 약제 중단에 따른 혈전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시술 전 약제 종류, 투여 목적, 병용 여부, 그리고 혈전 고위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 하다[6]. 아울러 와파린 및 DOAC을 포함한 항응고제 복용 환자에서는 항응고 효과가 시술 시점까지 지속될 수 있으므로, 약제 종류와 복용 시점, 신기능, 국제표준화비율(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INR), 그리고 기저 혈전색전 위험도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특히 DOAC은 최근 연구에서 EST 후 출혈의 독립 위험인자로 보고된 바 있어, 시술 전 위험도 평가에서 보다 주의 깊은 접근이 필요하다[10].
2. 간경변증간경변증은 EST 후 출혈, 특히 지연성 출혈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ESGE 가이드라인 및 여러 메타 분석에 따르면 간경변증 환자군은 비간경변증 환자군에 비해 EST 후 출혈 위험이 약 2배 이상(odds ratio [OR] 2.05-2.85)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9,11]. 최근 시행된 전향적 연구에서도 간경변증 환자군의 지연성 출혈 발생률은 5.88%로 대조군(0.44%)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며(p=0.046), 사망률 또한 높은 경향을 보였다.12 특히 출혈 위험은 간경변증의 중증도와 비례하여 급격히 상승한다. Child-Pugh C 등급의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출혈 위험이 6배 이상(OR 6.14)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들 환자에서 발생하는 출혈은 임상 경과가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인다[13]. 이러한 위험 증가는 간 합성 기능 저하로 인한 응고 인자 결핍, 문맥 고혈압에 따른 비장 비대와 그로 인한 혈소판감소증, 그리고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 부전 및 모세혈관 취약성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12].
3. 신기능 장애 및 말기 신부전말기 신부전 및 혈액 투석(hemodialysis) 여부는 EST 후 출혈, 그 중에서도 지연성 출혈을 예측하는 강력한 인자이다[9].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 분석 결과, 투석 환자의 시술 후 출혈률은 약 5.5-5.8%로 비투석 환자(1.5%)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며, 출혈의 위험성 역시 연구에 따라 3.84에서 최대 13.30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4-16]. 이러한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의 출혈은 요독증(uremia)에 의한 1차 지혈 장애가 주된 기전으로 지목된다. 요독 환경은 혈소판 내 과립 감소, 응집력 저하, 그리고 혈소판과 혈관 벽 간의 상호작용 결함 등 혈소판 기능 부전(platelet dysfunction)을 유발하기 때문이다[15]. 흥미로운 점은 혈액 투석이 요독을 제거하여 혈소판 기능을 일부 개선시킴으로써 출혈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이다. 한 연구에서는 사구체여과율(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15 mL/min/1.73 m2 미만인 환자군에서 혈액 투석을 시행한 경우, 시행하지 않은 군에 비해 출혈 위험이 감소(OR 0.65)하는 경향을 보였다[17]. 그러나 투석 과정에서 사용되는 헤파린 등의 항응고제가 오히려 출혈을 조장할 수 있다는 상반된 견해도 존재하므로, 시술 전후 투석 스케줄과 항응고제 사용에 대한 신장내과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다[18,19].
4. 혈소판감소증 및 비약물성 응고장애혈소판 수치의 감소는 지혈 과정의 일차적인 장애를 유발하여 EST 후 출혈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다변량 분석 결과 혈소판 수치 100,000/μL 미만일 경우 출혈 위험이 약 6.74배 증가하여 독립적인 고위험 인자임이 확인되었으며[10], 특히 50,000/mm3 미만인 심한 혈소판감소증의 경우 위험도가 35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9,14].
응고장애 역시 EST 후 출혈의 중요한 환자 관련 위험인자로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시술 전 INR 상승은 출혈 위험 평가에서 함께 확인되어야 하며, 일반적으로 INR >1.5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응고장애로 간주된다. 다만 응고장애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간경화와 같은 만성간질환 외에도 담즙정체에 따른 비타민K 흡수장애, 영양결핍, 장기간 항생제 사용에 따른 장내 세균총 변화로 인한 비타민K 결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20]. 이러한 경우 응고장애는 가역적일 수 있으므로, 단순한 수치 이상으로만 보기보다 기저 원인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시술 전 예방 전략1. 항혈소판제의 관리항혈소판제 사용 환자에서는 약제의 종류와 투여 목적에 따라 차별화된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아스피린의 경우 주요 가이드라인들은 심혈관 질환의 2차 예방(secondary prevention) 목적으로 복용 중인 환자에서 EST 시행 시 약제를 유지할 것을 공통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영국소화기학회(British Society of Gastroenterology, BSG)와 ESGE가 공동으로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내시경유두 절제술(endoscopic papillectomy)을 제외한 모든 내시경 시술 시 아스피린의 지속 투여를 강력하게 권고하며, 중단이 필요한 경우 혈전과 출혈 위험을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6]. 미국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ACG)와 캐나다 소화기학회(Canadian Association of Gastroenterology, CAG)의 공동 임상지침인 ACG/CAG 가이드라인 또한 2차 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유지를 권고하나, 1차 예방 목적의 사용자에 대해서는 EST와 같은 고위험 시술 전 중단할 것을 명시하여 투여 목적에 따른 차별화된 접근을 제시하였다[21]. International Digestive Endoscopy Network (IDEN) 가이드라인 역시 원칙적으로는 유지를 권고하되, 유두절제술 등 출혈 위험이 매우 높은 시술에서는 환자의 혈전 위험도가 낮을 경우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는 유동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22].
Clopidogrel을 포함한 P2Y12 억제제는 시술 후 지연성 출혈 위험을 명백히 증가시키므로 EST 시행 전 일정 기간의 휴약이 필수적이다. 특히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등으로 DAPT를 유지 중인 환자의 경우,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은 혈전 위험도 평가 하에 아스피린은 유지하되 P2Y12 억제제만 선별적으로 중단할 것을 공통적으로 권고하고 있다[6,21,22]. 구체적인 중단 기간에 대해 IDEN 가이드라인은 약제별로 세분화하여 clopidogrel과 ticagrelor는 5일 전, prasugrel은 7일 전 중단하고 아스피린은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22]. BSG/ESGE 가이드라인은 스텐트삽입 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저위험군 환자에 대해 시술 7일전 P2Y12 억제제를 중단하고 아스피린은 유지하는 방식을 권고하고 있다[6].
2. 항응고제의 관리와파린을 복용 중인 환자에서 EST를 시행할 경우, 시술 전 약제를 중단하여 응고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구체적인 중단 시기에 대해 BSG/ESGE 가이드라인은 시술 5일 전 중단하고 시술 전 INR이 1.5 미만임을 확인할 것을 권고하며, IDEN 가이드라인은 3-5일 전, ACG/CAG 가이드라인은 1-7일 전 중단을 제안하는 등 대개 5일 내외의 휴약 기간이 요구된다[6,21,22].
과거에는 와파린 중단 기간 동안 헤파린 가교 요법(heparin bridging)이 빈번하게 고려되었으나, 최근에는 그 적응증이 대폭 축소되었다. 이는 BRIDGE 연구 등 주요 임상 연구에서 가교 요법이 혈전색전증 예방 효과는 미미한 반면, 시술 후 출혈 위험은 유의하게 높인다는 결과가 보고되었기 때문이다[23]. 이에 따라 주요 가이드라인들은 기계 판막(mechanical heart valve) 치환술을 받은 환자 등 혈전색전증 초고위험군에게만 제한적으로 가교 요법을 시행하고, 저위험군에게는 가교 요법 없이 와파린만 중단할 것을 공통적으로 권고한다. 특히 ACG/CAG 가이드라인은 기계 판막 환자를 제외하고는 가교 요법을 시행하지 말 것을 제안하며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21].
최근 임상에서 사용이 급증한 DOAC은 와파린에 비해 반감기가 짧아, 헤파린 가교 요법 없이 단순 투약 중단(skipping doses)만으로 시술 전후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 DOAC 복용 환자에게는 헤파린 가교 요법을 권장하지 않는다. 정상 신기능을 가진 환자의 경우, 통상적으로 약 48시간의 휴약이 권고된다. IDEN 가이드라인은 PAUSE 연구 프로토콜을 인용하여 시술 3일 전 마지막 복용을 하고 시술 1-2일 후 재개할 것을 권고하며, BSG/ESGE 가이드라인 또한 마지막 복용을 시술 3일 전에(2일간 휴약) 하도록 하여 두 권고안이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6,22]. ACG/CAG 가이드라인 역시 1-2일간의 일시적 투약 중단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하고 있다[21]. 단, 약물의 신장 배설 비율이 높은 다비가트란(dabigatran)은 신기능 저하 환자(CrCl 30-50 mL/min)에서 약물 축적의 우려가 있다[24]. 이에 대해 BSG/ESGE와 IDEN 가이드라인은 해당 환자군에 한해 휴약 기간을 연장하여, 마지막 복용을 시술 5일 전에 하도록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6,22]. 가이드라인 간 항혈전제 및 항응고제 관리 전략의 차이를 명확히 제시하기 위해, EST 시행 전 약제별 중단 또는 유지에 대한 권고 사항을 표로 정리하였다(Table 2).
3. 혈소판감소증 및 비약물성 응고장애의 교정혈소판감소증 환자나 응고장애가 있는 환자에서는 시술 전 교정 가능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특히 EST와 같은 고위험 시술을 시행할 경우, 임상 현장에서는 통상적으로 50,000/mm3을 시술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시술 전 혈소판 수혈을 시행하는 것이 출혈의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간경화 환자의 경우 avatrombopag 또는 lusutrombopag와 같은 thrombopoietin receptor agonist를 사용하면 혈소판 수혈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으나, 출혈 자체를 줄이는 효과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25].
비약물성 응고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는 단순히 혈액검사 수치만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저 원인을 먼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담즙정체에 따른 비타민K 흡수장애, 영양결핍, 장기간 항생제 사용에 따른 장내 세균총 변화는 가역적인 비타민K 결핍성 응고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비타민K를 투여한 뒤 호전 여부를 재평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만성 간질환 자체에 의한 응고장애는 실제 출혈 위험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INR 정상화를 목표로 예방적 신선냉동혈장을 일률적으로 투여하는 것은 권고되지 않는다[25,26]. 따라서 혈소판감소증 및 비약물성 응고장애 환자에서는 혈소판 수치와 프로트롬빈시간뿐 아니라, 응고장애의 원인과 가역성 여부, 간기능, 문맥고혈압 동반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하여 개별화된 시술 전 교정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술 중 및 후 예방 전략1. 절개방법 및 범위EST 시행 시 절개 방향은 해부학적으로 혈관 분포가 가장 적은 유두부의 11시~12시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출혈 및 천공 예방의 기본 원칙이다[27]. 절개 길이(incision length)와 출혈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다소 상반된 견해가 존재하나, 과도한 절개는 출혈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Bae 등[28]의 후향적 연구(n=1,121)에 따르면 유두부로부터 괄약근 입구 상연까지 절개하는 ‘full incision’은 minimal 또는 medium 절개에 비해 출혈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로 지목되었다. 반면, 일부 대규모 연구에서는 절개 길이 연장이 출혈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어[29], 환자의 담도 해부학적 구조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2. 통전 전류의 종류전류 모드의 선택은 시술 중 발생하는 즉각적인 출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Oliveira 등[32]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절개와 응고 파형이 교차되는 자동화된 Endocut 모드는 순수 절개 전류 모드에 비해 시술 중 출혈 위험을 낮추는 경향(p=0.05)을 보였다. 이에 따라 ESGE 가이드라인에서는 순수 절개 전류보다는 혼합 전류(blended current)나 Endocut 모드의 사용을 권장한다[9]. 하지만 이러한 Endocut 모드의 이점이 지연성 출혈의 감소로까지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하다(p=0.40) [32]. 일부 연구자들은 순수 절개 전류가 절단면을 더 깨끗하게 형성하여 시술 중 출혈 부위를 명확히 식별하고 지혈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지만, 이는 지연성 출혈의 감소 효과를 입증하는 근거로서는 불충분하다[32].
3. 시술자의 숙련도 및 시술 중 소견시술자의 경험 부족은 명백한 출혈 위험 인자이다. 주 1회 미만으로 EST를 시행하는 시술자(low case-volume)의 경우 출혈 위험이 약 1.44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으며[9,29], 수련의의 시술 참여 또한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다[14]. 시술 중 관찰되는 소견 중에서는 ‘시술 도중 발생하는 출혈(intra-procedural bleeding)’이 지연성 출혈의 강력한 예측 인자(OR 4.28)로 꼽힌다[9]. 즉, 시술 중 지혈이 되었더라도 추후 지연성 출혈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유두부에 결석이 감돈(impacted stone)된 경우, 단변량 분석에서는 출혈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다변량 분석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은 바 있다[28].
4. 출혈 위험을 고려한 시술방법의 선택내시경 유두부 풍선확장술(endoscopic papillary balloon dilatation, EPBD)는 괄약근을 전기적으로 절개하지 않고 풍선 확장만으로 유두부를 넓히는 방식이므로, 이론적으로는 EST보다 출혈 위험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Feng 등[33]은 7개의 무작위 대조연구와 790명의 환자를 포함한 메타분석에서 EPBD가 EST에 비해 출혈 위험을 유의하게 낮춘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간경변증, 만성 신부전, 혈소판감소증, 항응고제 복용 등 출혈 소인이 뚜렷한 환자에서는 EST의 대안으로 EPBD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말기 신부전과 같은 고위험 환자군에서 EST와 EPBD를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EST군에서 발생한 출혈은 EPBD군보다 내시경 지혈술이나 혈관 색전술과 같은 추가적인 침습적 처치를 더 자주 필요로 하여, 상대적으로 더 중한 양상을 보였다[17]. 이러한 결과는 단순한 출혈 발생 여부뿐 아니라, 출혈 발생 시 임상적 파급효과까지 고려하여 시술 방법을 선택해야 함을 시사한다.
반면, 거대 담석 제거를 위해 시행되는 내시경 유두부 큰풍선 확장술(endoscopic papillary large-balloon dilatation, EPLBD)은 유두부 점막 열상과 시술 중 출혈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EPLBD와 출혈 위험의 연관성은 환자군과 시술 적응증에 따라 일관되지 않게 보고되어 왔으므로, 이를 확립된 독립 위험인자로 단정하기보다는 시술 시 고려해야 할 주의 요소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출혈 위험이 매우 높은 환자에서 시술의 주된 목적이 결석 제거보다 담도 배액에 있는 경우에는 EST 자체를 회피하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 ESGE 가이드라인은 출혈 고위험군에서 담도 배액이 필요한 경우, EST를 시행하지 않고 단일 플라스틱 스텐트 또는 금속 스텐트만을 삽입하는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9]. 이러한 전략은 출혈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는 절개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시술 관련 출혈 가능성을 원칙적으로 줄이려는 예방적 접근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출혈 고위험 환자에서는 담석의 크기와 위치, 시술의 목적, 담도 배액의 필요성, 그리고 환자의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EPBD, EPLBD, 또는 EST 없는 담관 스텐트 삽입 중 가장 적절한 시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5. 예방적 지혈조치1) 에피네프린의 예방적 주입시술 중 뚜렷한 출혈이 관찰되지 않더라도, 시술 직후 절개 부위에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선제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Matsushita 등[34]은 120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연구에서 유두부 괄약근 절개 후 근위부에 고장성 식염수-에피네프린의 혼합 용액을 예방적으로 주입한 결과, EST 후 출혈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음을 보고하였다. 하지만 이 연구는 혈소판감소증이 있거나 출혈 관련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출혈에 대한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연구결과로는 해석에 주의를 요한다.
2) 프로톤펌프 억제제의 사용소화성 궤양 출혈과 달리, EST 후 지연성 출혈 예방에 있어 프로톤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의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Yu 등[35]은 29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무작위 대조연구에서 EST 후 PPI (esomeprazole) 투여군과 생리식염수 투여군 간에 지연 출혈 발생률(2.12% vs 2.16%, p=1.000) 및 심각도(경증 1명 vs. 2명, 중등도 2명 vs. 1명, p=1.000)에 통계적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p=1.000). 따라서 출혈 예방만을 목적으로 PPI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3) 예방적 스텐트의 삽입완전 피복형 금속 스텐트(fully covered self-expandable metal stent)는 이미 발생한 주유두부 출혈이 다른 내시경 지혈술에 반응하지 않을 때, 스텐트의 팽창에 따른 기계적 압박을 통해 지혈을 유도하는 구제 요법(rescue treatment)으로서의 역할이 주로 확립되어 있다[14,36,37]. 반면, EST를 시행한 후 출혈 예방 목적으로 스텐트를 삽입하는 전략에 대해서는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 Wang 등은 출혈 고위험군인 말기 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EST 후 일시적인 담관 스텐트 삽입이 출혈을 예방할 수 있는지 분석하였으나, 임상적으로 유의한 출혈 감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였다[17].
4) 예방적 클립 사용최근에는 절개 후 육안적 출혈이 없더라도 예방적으로 클립을 적용하여 지연성 출혈을 줄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Dong 등[38]은 유두부 12시 방향(절개 부위의 정점)에 예방적으로 클립을 적용하는 것이 지혈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과거에는 측시경(duodenoscope)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정확한 클립 장착이 어려웠으나, 최근 SureClip 등 회전 가능한 클립(rotatable clip)이 개발됨에 따라 예방적 클립술의 기술적 용이성과 성공률이 크게 향상되었다[27]. 하지만 두 연구 모두 후향적 설계를 따르고 있고, 다른 지혈술과의 직접적인 비교가 부족하기 때문에 표준 예방 지침으로 확립하기에는 아직까지 근거가 불충분하다. 또한 클립 시에는 담관 및 췌관의 입구를 손상시키거나 폐쇄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5) 예방적 혈제제의 도포자가 조립 펩타이드 젤(self-assembling peptide gel)은 조직에 도포 시 즉각적으로 투명한 하이드로겔 장벽을 형성하여 지혈을 돕는다. Ogura 등[39]은 젤을 도포한 51명의 환자 중 2차 출혈(지연 출혈) 발생률은 0%였으며, 최근 국내 다기관 무작위 연구에서도 그 예방적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바 있어 유망한 예방 전략으로 기대된다[40]. 그러나 국내 연구는 젤 도포와 에피네프린 도포 환자만을 비교하였고, 일본 연구는 젤 도포 환자만을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특히 Ogura의 연구는 등록환자의 60%에서 담관 스텐트 삽입을 시행하였기 때문에, 지연 출혈의 예방이 온전히 젤 덕분인지 스텐트 효과가 포함된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결 론EST 후 출혈의 예방 및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환자 위험 인자의 철저한 사전 평가,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항혈전제/항응고제 관리, 숙련된 시술 기법, 그리고 시술 중·후의 세심한 관찰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최적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비록 일부 기법은 아직 대규모 무작위 배정 연구를 통한 추가적인 근거 확보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옵션을 시술자의 숙련도와 환자의 해부학적 특성에 맞춰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출혈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EST 후 출혈의 완벽한 예방은 불가능할지라도,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접근(tailored approach)과 다학제적 협진을 통해 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향후 새로운 지혈 기구와 약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국내 임상 실정에 최적화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의 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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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Classifications of severity of post-EST bleeding
Table 2.Comparison of guidelines for discontinuation of antiplatelet and anticoagulant agents before EST
EST, endoscopic sphincterotomy; ASA, acetylsalicylic acid; DOAC, direct oral anticoagulant; BSG/ESGE, British Society of Gastroenterology/Europ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INR,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DAPT, dual antiplatelet therapy; ACG/CAG, 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Canadian Association of Gastroenterology; IDEN, International Digestive Endoscopy Netw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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