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청 면역글로불린 G4가 현저히 상승된 췌장암 1예
A Case of Pancreatic Cancer with Markedly Elevated Serum Immunoglobulin G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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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자가면역췌장염과 췌장암의 감별진단은 유사한 임상증상들과 영상검사소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종종 어렵다. 혈청 IgG4는 자가면역췌장염과 췌장암의 감별에 중요한 인자이다. 췌장암 환자에서도 약 10%에서는 혈청 IgG4가 상승할 수 있으나, 대부분 정상 상한의 2배 이내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자가면역췌장염과 감별이 어려웠던 혈청 IgG4가 정상 상한의 6배 이상으로 상승된 췌장암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Trans Abstract
Differential diagnosis between autoimmune pancreatitis (AIP) and pancreatic cancer is often difficult due to similar clinical manifestations and radiological findings. Serum immunoglobulin G4 (IgG4) is a marker to differentiate AIP from pancreatic cancer. Although serum IgG4 can be elevated in 10% of patients with pancreatic cancer, most of serum IgG4 elevation in pancreatic cancer is limited within two times of upper normal limit. Herein, we report a case of pancreatic cancer with markedly elevated serum IgG4 over six times of upper normal limit that needed steroid trial to differentiate from AIP.
서 론
자가면역췌장염은 자가면역 기전에 의해 유발되는 특이한 만성췌장염의 한 형태로서 영상검사, 실험실 검사, 조직 및 임상 소견에서 특징적인 양상을 보인다. 자가면역췌장염의 주된 치료는 스테로이드 및 면역억제제인 반면, 췌장암의 주된 치료는 수술적 절제이며 두 질환의 예후 또한 매우 다르므로, 임상에서 자가면역췌장염과 췌장암의 감별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임상증상과 영상검사만으로는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혈청 면역글로불린 G4 (immunoglobulin G4, IgG4) 수치는 자가면역췌장염의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최신의 자가면역췌장염의 국제진단기준에 따르면 혈청 IgG4가 정상 상한보다 증가되어 있으면 레벨 2 증거가 되며, 정상 상한보다 2배 이상 증가되어 있으면 레벨 1 증거라고 하여서, 정상 상한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경우는 자가면역췌장염에 매우 특이한 소견이라고 규정하였다[3]. 일부의 췌장암 환자에서 혈청 IgG4가 증가하였다는 보고가 있는데, 해외의 문헌보고에서는 췌장암 환자에서 혈청 IgG4가 정상 상한의 4배 이상 상승된 경우가 있었지만[1,4], 아직 국내에서는 보고된 바가 없다. 최근 저자들은 혈청 IgG4가 정상 상한의 6배 이상 상승한 췌장암 환자에서 자가면역췌장염과의 감별이 어려웠던 증례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76세 여자가 양하지 위약을 주소로 본원 류마티스 내과에 입원하였다. 입원 1년 전 전신홍반루푸스를 진단받고 약물(프레니드솔론 10 mg/day, 하이드록시클로로퀸 200 mg/day) 복용하던 자로, 입원 당시 신체검사에서는 특이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입원하여 시행한 생화학 검사에서 담즙정체양상의 간 기능 이상이 관찰되어, 이에 대한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하였고, 이상 소견이 관찰되어 소화기내과로 전과되었다.
입원 당시 혈액검사는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 28 IU/L (정상 8-38 IU/L), 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 23 IU/L (5-43 IU/L), 알칼리인산분해효소 906 IU/L (35-105 IU/L), 감마글루탄산탈수효소) 518 IU/L (11-75 IU/L), 총 빌리루빈 1.5 mg/dL (0.2-1.2 mg/dL), 직접 빌리루빈 0.9 mg/dL (0-0.4 mg/dL)이었다.
복부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췌장이 전반적으로 부어 있으며, 간내담관 및 총담관의 확장, 췌장의 체부와 미부에서 주췌관의 확장이 관찰되었으며, 췌두부에 종괴는 뚜렷하지 않으나, 원위부 총담관과 췌두부 주췌관의 갑작스러운 협착(double duct sign)이 관찰되었다(Fig. 1A, 1B). 이후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CA 19-9이 120 U/mL (0-27 U/mL)로 상승되어 있고, 혈청 IgG4가 865 mg/dL (<135 mg/dL)로 정상 상한의 6배 이상으로 상승되어 있어 임상적으로 자가면역췌장염과 췌장암의 감별이 필요하였다. 췌장암의 감별 및 병변 확인을 위해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을 포함한 복부 자기공명영상검사를 시행하였고, 복부 컴퓨터단층촬영 결과와 유사하게 double duct sign 및 췌장의 부종 그리고 상류 주췌관의 확장이 관찰되었으나 종괴는 뚜렷하지 않았다(Fig. 1C). 이후 병리학적 진단을 위해 췌두부의 주췌관과 담관의 협착을 유발한 병변 부위에 대하여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세침흡인세포검사(endoscopic ultrasound-guided fine needle aspiration cytology)를 시행하였고,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을 통해 원위부 총담관과 십이지장 주유두의 생검을 시행하였다. 세침흡인세포검사에서 악성세포는 관찰되지 않고 일부 상피세포만 관찰되었으며, 담관과 십이지장 주유두의 병리검사에서도 악성세포는 관찰되지 않았고, 염증소견만 확인되었으며 IgG4 면역염색에서 IgG4 양성세포는 고배율 시야에서 10개 미만으로 염색되었다.
췌장암과 자가면역췌장염과의 감별이 되지 않아 2주간의 스테로이드 치료(프레드니솔론 30 mg/day, 0.6 mg/kg/day)를 시행하고 치료 반응을 확인하였다. 2주 뒤에 추적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과 복부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췌장의 부종은 호전을 보였으나 췌관의 협착은 호전이 없었다(Fig. 2). 혈청 IgG4는 830 mg/dL로 큰 차이가 없었고, CA 19-9은 2주만에 362 U/mL로 상승하였다. 위 결과들을 토대로 2주간의 단기간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한 반응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며, 자가면역췌장염의 가능성보다 췌장암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수술적 치료를 권유하였으나, 환자 및 보호자가 이를 거절하였다. 이후 전신홍반루푸스에 대하여 스테로이드를 유지하면서(5 mg/day) 약 6개월 정도 6주 간격으로 혈청 IgG4, CA 19-9, 복부 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해 추적관찰을 시행하였다. 혈청 IgG4는 여전히 676-789 mg/dL로 정상 상한의 4배 이상 상승해 있었고, CA 19-9는 1571 U/mL까지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였으며, 복부 컴퓨터단층촬영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7개월째 시행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에서 간전이가 관찰되고, 10개월째 복부 컴퓨터 단층촬영에서 다량의 복수, 다수의 간전이 병변이 보여, 최종적으로 췌장암으로 확인하였다(Fig. 3).
환자는 외래에서 보존적인 치료를 받았으며 발병 11개월 뒤 요로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하였다.
고 찰
자가면역췌장염은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주췌관의 불규칙한 협착과 췌장의 비대, 혈청 IgG4 수치의 상승, 조직검사에서 섬유화와 림포-형질세포의 침윤의 확인, 또는 2주간의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을 보인 경우를 조합하여 진단할 수 있다[3,5,6].
본 증례와 같이 폐쇄황달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췌관 및 담관의 협착이 관찰되고 췌장의 종괴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는 췌장암과 자가면역췌장염의 감별이 어려울 수 있다[5]. 혈청 IgG4 수치의 상승은 자가면역췌장염의 중요한 특징으로 췌장암과의 감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진행된 바 있다. Hamano 등[8]은 자가면역췌장염 20명 중 19명에서 혈청 IgG4 값이 135 mg/dL 이상이었으며, 이 값을 기준으로 하였을 경우 췌장암과의 감별에서 정확도 97%, 민감도 95%, 특이도 97%로 민감도와 특이도가 매우 높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후 국내 및 일본, 미국 등의 추가 연구들에 의하면 자가면역췌장염의 진단에 있어서 혈청 IgG4의 상승(>135-140 mg/dL)은 진단의 민감도가 68-73%였다고 한다[9,10]. Ghazale 등[1]은 510명의 환자들(45명의 자가면역췌장염, 135명의 췌장암 환자를 포함)을 대상으로 자가면역췌장염과 췌장암의 감별을 위해 혈청 IgG4 수치를 측정하였는데, 혈청 IgG4 값이 140 mg/dL 이상일 때 자가면역췌장염 진단의 민감도 76%, 특이도 93%, 양성 예측도 36%를 보였으며, 혈청 IgG4 값이 280 mg/dL 이상일 때 자가면역췌장염 진단의 민감도 53%, 특이도 99%, 양성 예측도 75%를 보였다. 국내 연구에서는 자가면역췌장염의 진단을 위한 최적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나타내는 결정치(cut-off level)는 혈청 IgG4 127 mg/dL로 보고한 적이 있다[11]. 혈청 IgG4를 자가면역췌장염과 췌장암의 감별에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본 증례와 같이 췌장암에서도 혈청 IgG4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Table 1).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한 반응을 췌장암과 자가면역췌장염의 감별에 이용한 연구에서,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한 반응에 대한 정의는 주췌관의 협착이 스테로이드 치료 후 완전한 혹은 현저한 호전이 있거나, 종괴가 관찰된다면 스테로이드 치료 후 종괴가 없어지거나 현저한 크기감소가 확인되었을 때 양성반응이라 정의하였다[2]. 이러한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한 반응은 자가면역췌장염의 국제진단기준에도 포함되어 있다[3]. 하지만 췌장암의 유병률이 자가면역췌장염의 유병률보다 훨씬 높으며, 췌장암의 예후는 좋지 않으므로 혈청 IgG4와 2주간의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한 반응을 감별진단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임상적으로 췌장암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가면역 췌장염을 의심할 만한 증거들이 분명하지 않다면 감별진단을 위해 2주간의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는 것도 조심하여야 한다[2].
본 증례에서는 전신홍반루푸스라는 자가 면역성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며, 영상검사에서 double duct sign을 보이며, 췌장의 전반적인 부종 및 췌장의 체부 및 미부 주췌관의 확장, 췌두부 주췌관의 협착 등이 관찰되며, 혈청 IgG4가 현저하게 상승되어 있어 자가면역췌장염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환자였다. 본 증례에서는 췌장암의 배제 및 진단을 위해 내시경초음파와 내시경역행담췌관 조영술을 이용한 세침흡인세포검사와 병리검사를 먼저 시행하였으나 악성세포가 관찰되지 않았고, 췌장암과 자가면역췌장염의 감별을 위해 2주간의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하였다. 췌장암과 자가 면역성 췌장염의 감별을 위하여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한 반응을 이용할 때는 본 증례와 같이 내시경초음파를 포함한 병리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스테로이드 치료시도 전에 필수적이다[2,3]. 2주간의 스테로이드 치료 후에도 치료에 대한 반응이 음성으로 췌장암의 가능성이 훨씬 높아 수술적인 치료를 권유하였으나 환자의 전신상태가 좋지 않고, 환자 및 보호자의 수술 거부로 보존적인 치료를 하면서 경과관찰만 시행하였다. 6주 간격의 외래 추적관찰에도 혈청 IgG4, CA 19-9, 복부 컴퓨터단층촬영의 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7개월 째 간전이가 관찰되며 췌장암으로 확진되었다.
IgG4 관련 질환들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류마티스 질환에서도 혈청 IgG4가 상승되어 있는 경우들이 있다[4,12]. 본 증례 환자의 기저질환인 전신홍반루푸스에서도 혈청 IgG4가 상승된 경우가 보고된 바 있는데, Terzin 등[13]의 보고에서는 전신홍반루푸스 22명 중 7명(31.8%)은 40 mg/dL 이상이었고, 이 중 2명(9%)은 135 mg/dL 이상으로 혈청 IgG4가 상승되어 있었다. Hirano 등[14]의 보고에서는 전신홍반루푸스 18명 중 혈청 IgG4가 144 mg/dL 이상으로 상승된 경우는 없었다. 본 증례의 환자의 경우 혈청 IgG4의 상승 이유에 대해 정확히 원인을 밝히지는 못했지만,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루푸스와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스테로이드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청 IgG4는 지속적으로 정상상한의 6배 이상 상승되어 있는 췌장암의 증례이다.
자가면역췌장염의 진단 및 치료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췌장암과의 감별에 대한 국내, 국외 보고들에 의하면, 췌장암에서 혈청 IgG4가 일부 경미하게 상승할 수 있지만, 위 증례처럼 현저하게 혈청 IgG4가 상승되어 있으며 자가면역췌장염과의 감별이 어려웠던 췌장암의 증례는 국내에는 보고된 바가 없어 저자들이 경험한 1예를 보고하게 되었다.
이번 증례가 주는 교훈은 자가면역췌장염과 췌장암이 의심될 경우 혈청 IgG4가 감별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췌장암에서도 혈청 IgG4가 현저하게 상승될 수 있으므로 영상 검사에서 췌장암의 가능성이 있다면 내시경초음파 등을 이용하여 병리학적 진단을 하도록 노력하고, 비록 췌장암세포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단기간의 추적검사를 하여 스테로이드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췌장암과 자가면역췌장염을 감별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The author has no conflicts to dis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