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췌장염의 원인과 진단
Etiology and Diagnosis of Chronic Pancreat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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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만성 췌장염은 외분비 및 내분비기능의 저하를 유발하는 진행성의 염증 그리고 섬유화로 특징지어지는 췌장의 비가역적인 염증질환이다. 만성 췌장염은 크게 석회화, 폐쇄성 그리고 스테로이드 반응 형태로 분류되나, 일반적으로 특별한 언급 없이 만성 췌장염이라고 하면 췌장실질 석회화 형태의 만성 췌장염을 일컫는다. 만성 췌장염의 원인으로는 다양한 변이, 여러 유전자 사이의 상호 연관성 그리고 환경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여겨진다. 진단은 주로 전산화단층촬영술이나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과 같은 영상 검사가 주로 이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초음파내시경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Trans Abstract
Chronic pancreatitis is an irreversible inflammatory disease of the pancreas characterized by progressive inflammation and fibrosis resulting in loss of exocrine and endocrine function. Chronic pancreatitis is a wide spectrum of fibro-inflammatory disorders of the pancreas that includes calcifying, obstructive, and steroid-responsive form. Chronic pancreatitis without specific comment generally refers to calcifying or obstructive chronic pancreatitis. The well-known traditional causes of chronic pancreatitis are alcohol and smoking. Recently, environmental effects and the importance of genes such as genetic variation or interaction have been highlighted. Computerized tomography or magnetic resonance cholangiopancreatography have been used for diagnosis of chronic pancreatitis. However, endoscopic ultrasound has been recently used for diagnosis, too.
서 론
만성 췌장염은 진행성의 췌장 염증 및 섬유화를 특징으로 하는 췌장의 비가역적인 염증질환이다[1]. 만성 췌장염은 크게 석회화, 폐쇄성 그리고 스테로이드 반응 자가면역 형태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되며, 복통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고 각각의 자연 경과나 임상적인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1-3]. 하지만 특별한 언급 없이 만성 췌장염이라고 진단되는 대부분의 경우 췌장 실질의 석회화를 동반한 만성 췌장염을 일컫는다. 석회화 형태의 만성 췌장염 초기에는 임상적으로 급성 췌장염과 비슷한 특징을 갖지만[4], 질환이 진행할수록 췌관내 췌석이 생기고, 췌관의 왜곡이나 협착이 발생하며, 췌장실질의 위축이 유발된다[5,6].
이번 논고에서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만성 췌장염 중 석회화 또는 폐쇄성 만성 췌장염의 원인과 진단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본 론
1. 만성 췌장염의 원인
1) 음주
음주는 오랫동안 만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여겨졌다[7-9]. 서양에서는 음주가 만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관련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연구마다 다르지만 19%에서 50%까지 만성 췌장염의 원인으로 보고되었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80%에서까지 원인에 해당된다고 보고하였다[7,8,10,11]. 하지만 유럽과 미주에서 음주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여겨지는데 비해, 인도에서는 저지방, 저단백 식이로 인해 대부분 환자가 영양부족이고, 음주를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만성 췌장염의 빈도가 높아서 서양의 만성 췌장염과는 구별되는 “열대성 췌장염(tropical pancreatitis)”의 빈도가 높다[8]. 따라서, 지역에 따라 만성 췌장염의 원인으로서 음주의 비중이 다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서구 연구에서도 음주가 만성 췌장염에서 44.5%의 원인이었으나 특발성 췌장염인 경우도 28.6%나 되었고, 특히 여성에서는 음주가 췌장염의 원인이 아닌 경우가 더 많았다는 보고가 있었는데[12], 이는 서양에서도 가장 흔한 원인으로 음주에서 다른 원인으로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시사하며 아마도 만성 췌장염의 드문 원인을 찾아내는 능력이 발전하고 유전적인 변화를 찾아내는 노력이 증가되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13,14].
서양에서는 급성 및 만성 췌장염의 원인으로 음주가 가장 중요한 인자이지만, 음주를 하는 사람 중 약 5-15%에서만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7-9]. 음주 관련된 췌장염 환자들은 만약 음주와 흡연을 계속할 경우 반복적인 췌장염 가능성 및 만성 췌장염으로의 진행 가능성이 높다[15,16]. 음주로 인한 만성 췌장염에는 음주량의 역치가 있어서 하루 5잔 이하의 음주를 할 경우 만성 췌장염의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알려져 있으나, 하루 5잔을 넘을 경우 음주량과 만성 췌장염의 발생 가능성은 선형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9].
2) 흡연
많은 역학 연구들에서 음주 및 다른 위험인자의 교정 후에도 흡연은 만성 췌장염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라고 알려져 있다[15]. 흡연은 외분비 부전, 석회화의 진행 그리고 췌관의 변화와 같은 만성 췌장염의 합병증과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흡연 기간은 흡연량보다 중요하며, 급성 췌장염에서 만성 췌장염으로의 진행에 가장 중요한 인자라는 보고도 있다[16-18]. 만성 췌장염 진단 첫 해의 금연은 석회화의 진행을 예방한다고도 알려져 있으며, 흡연자에서 만성 췌장염의 위험은 흡연량과 선형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고,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동시에 음주와 함께 만성 췌장염 발생 상승 효과를 유발하기도 한다고 여겨진다[15,19].
3) 유전적 인자
과거 만성 췌장염은 음주로 인해 생기는 단순한 질환이라고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유전적인 성향이 있는 복잡한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다[13,14]. 이와 같은 유전자들 중 protease, serine 1 (PRSS1), protease inhibitor Kazal-type 1 (SPINK1) 그리고 cystic fibrosis transmembrane conductance regulator (CFTR) 유전자의 변이는 만성 췌장염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고, chymotrypsin C (CTRC)나 calcium-sensing receptor (CASR)는 이보다는 적은 정도로 연관되어 있다(Table 1) [2]. 그 결과 한 가지 인자만으로는 췌장염이 잘 발생하지 않으며 반복적인 급성 췌장염이나 만성 췌장염 환자들에서는 유전자 내에 다양한 변이, 여러 유전자 사이의 상호 연관성 그리고 환경의 영향이 있다고 여겨진다[2,13].
2. 만성 췌장염의 진단
진행된 만성 췌장염은 진단이 어렵지 않은데 비해 초기 만성 췌장염은 확립된 진단기준의 부재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임상적인 증상, 영상 검사 결과 그리고 췌장기능 검사의 조합에 기반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1,3,4].
1) 임상 증상
초기 환자는 만성 췌장염 증상보다는 반복되는 급성 췌장염 증상을 더 많이 경험한다. 이후 수년에서 수십 년 뒤 변화가 나타나는데 만성 췌장염의 3가지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췌장 외분비 기능 저하 그리고 당뇨이다[1]. 이 중 통증은 가장 흔하고 중요한 증상으로 약 85%의 환자에게서 관찰된다[23]. 만성 췌장염의 통증은 주로 식후에 나타나며, 심와부에서 등으로 뻗치는 통증이 있으면서 오심이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하고, 앉거나 몸을 구부리면 호전되기도 한다. 다만, 통증의 위치, 강도, 특징 등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췌장 외분비 기능저하는 지방변이 대표적인 증상이나 심한 경우 체중감소, 영양결핍 그리고 지용성 비타민 결핍의 증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췌장 외분비기능은 예비능이 훌륭하여 정상 범위의 10-15% 아래로 췌장 리파아제 분비가 감소할 때까지는 지방변이 잘 관찰되지 않는다[5]. 만성 췌장염 환자에게서 내분비기능저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손실로 췌장 기원의 당뇨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1, 2형 당뇨를 갖고 있는 환자에게서 만성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만성 췌장염으로 인한 당뇨 진단을 위해서는 당뇨 이전 오랜 기간의 만성 췌장염 병력이 필요하며, 이로 인해서 만성 췌장염으로 인한 당뇨의 유병률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연구마다 큰 차이가 보고되었다[24].
2) 조직학적 진단
섬유화와 췌장 실질의 소실, 소엽의 염증 그리고 췌관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조직학적 소견이나[6], 진행된 만성 췌장염에서는 췌장의 염증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부검 연구에 따르면 섬유화는 무증상의 환자들이나 당뇨 환자들에서도 흔하기 때문에 섬유화만으로는 만성 췌장염의 진단기준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6]. 또한, 적절한 조직이 얻어지지 않아서 생기는 위 음성 결과 가능성 및 또한 조직검사로 인한 췌장염 악화 가능성도 조직학적 진단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1,3]. 그 결과 만성 췌장염의 조직학적 진단은 임상 현장에서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다[1,3].
3) 영상 검사
만성 췌장염의 진단을 위해서 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검사는 여러 영상 검사이다. 이 중에서 전산화단층촬영술(computerized tomography)과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magnetic resonance cholangiopancreatography, MRCP)은 진행된 만성 췌장염의 진단을 위해서는 충분하지만 조기 췌장염의 진단을 위한 예민도는 낮다고 알려져 있다[25-28]. 전산화단층촬영술 또는 자기공명췌관조영술을 포함한 영상 검사에서 만성 췌장염을 시사하는 소견은 췌관의 확장, 췌관내 결석, 췌장샘의 위축 혹은 부종, 불규칙한 췌장샘 경계, 가성낭종 그리고 췌장실질의 음영 변화 등이 있다(Table 2) [29]. 이와 같은 영상 소견을 바탕으로 전산화단층촬영술은 75-90%의 예민도, 85% 이상의 특이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으며, 경정맥을 통한 secretin 주사 MRCP는 만성 췌장염에서 췌관 변화에 대한 예민도를 보다 더 상승시킨다고 알려져 있다[3,30,31]. 한편, 내시경역행췌관조영술(endoscopic retrograde pancreatography)에 근거한 Cambridge 분류는 예민도가 약 90%로 만성 췌장염의 진단에서 매우 신뢰할 만한 검사였으나[29], 시술에 따른 합병증으로 초음파내시경(endoscopic ultrasound, EUS)이 발전하면서 최근에 내시경역행췌관조영술은 진단에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32-34]. 췌장 섬유화에 대한 초음파내시경의 예민도와 특이도는 80%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4개 이상의 초음파내시경 기준이 존재할 때는 예민도가 91%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Table 3) [32-34]. 하지만 초음파내시경에서 보이는 췌장 변화는 증상이 없는 환자에서도 관찰될 수 있으므로, 초음파내시경에서 관찰되는 소견의 해석을 위해서는 적절한 임상적인 정보가 필요하다[4].
4) 췌장기능 검사
췌장기능 검사는 직접과 간접 검사로 구분된다[3]. 직접 검사는 현재 임상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일부 기관에서 secretin 자극 후 초음파내시경 검사가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35,36]. 간접 검사는 대변 elastase 1 농도나 대변 지방을 측정하는 검사가 있다[37]. 이 중 대변 elastase 1 검사는 현재 임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췌장 외분비기능에 대한 평가 검사이나 이 검사는 설사를 하는 환자에서는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검사가 쉽고 췌장 효소제 복용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임상에서는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이 검사 역시 예민도와 특이도가 조기 췌장염 환자들에서는 낮다는 단점이 있다[38,39]. Elastase 1 검사의 경우 대변내 농도가 <200 μg/g of stool일 때 췌장 외분비기능저하를 시사한다. 한편 72시간 대변 지방 평가 식이는 적절히 검사가 이루어지면 신뢰할 만하긴 하지만 실제 수행하기에는 번거롭기 때문에 흔히 행해지지는 않는다[40]. 72시간 대변 지방 평가는 5일간 매일 80-120 g의 지방을 섭취한 뒤 3-5일째 식이를 수집한 뒤 하루에 7 g 이상의 대변 지방이 검출되면 췌장 외분비기능 이상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여러 검사가 만성 췌장염의 진단을 위해 사용되어지나 현재까지 어느 하나의 검사만으로 조기 만성 췌장염의 진단은 힘들며, 임상 징후나 췌장 염증 증상이 없을 때 검사의 이상만으로는 만성 췌장염을 진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4].
결 론
만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전통적으로 음주와 흡연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유전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유전자 내에 다양한 변이, 여러 유전자 사이의 상호 연관성 그리고 환경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여겨진다. 만성 췌장염의 진단은 주로 전산화단층촬영술이나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과 같은 영상 검사가 주로 이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초음파내시경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 외 대변 elastase 1과 같은 기능 검사가 있으나 실제 임상에서는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The author has no conflicts to dis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