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담도 과오종과 선천성 간섬유증은 태생기에 간판 기형에 의해 생기는 섬유 낭성 질환에 속한다. 담도 과오종은 증상을 유발하지 않고 우연히 발견되는 질환이지만, 선천성 간섬유증은 25%에서 담관염이 발생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항생제 투여부터 수술까지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복부 영상 소견으로 담도 과오종으로 진단하고 경과 관찰하던 64세 남자가 2년간 반복적인 담관염이 발생한 원인을 찾기 위해 시행한 간 생검에서 담도 과오종과 선천성 간섬유증이 병합된 것으로 진단한 증례를 경험하여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한다.
AbstractBiliary hamartoma and congenital hepatic fibrosis belong to fibrocystic disorders originating from ductal plate malformation. A 66-year-old man who had incidentally been diagnosed with biliary hamartoma two years ago presented to us with recurrent acute cholangitis. In the first episode, he had presented with septic shock and was treated with 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ERCP) and cholecystectomy under the diagnosis of acute cholecystitis and cholangitis. However, during a two-month follow-up period, the patient experienced four episodes of acute cholangitis. Because he showed normal ERCP, and biliary hamartoma is usually asymptomatic, a liver biopsy was performed. Pathology revealed combined features of biliary hamartoma and congenital hepatic fibrosis, characterized as periportal fibrosis and intrahepatic ductular dysplasia. During follow-up for the last six months, he had experienced two episodes of acute cholangitis and was treated with antibiotics. A follow-up abdominal CT scan revealed aggravated hepatosplenomegaly compared to that of two years ago. We report a case of combined congenital hepatic fibrosis and biliary hamartoma and a literature review.
서 론담도 과오종은 부검이나 복부영상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대부분 무증상으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간 전이를 포함한 여러 간질환들을 구별해야 하는 임상적 의미를 갖는다[1,2]. 선천성 간섬유증은 소아기나 젊은 성인에서 임상증상이 처음 발현되는 드문 상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이다. 임상 양상은 다양하나 대체로 담관염, 간비종대, 문맥 고혈압 등을 동반한다. 다낭성 신질환, 담관 낭종, Caroli 병 등과 연관되어 있으며, Caroli 병이나 간내 담관 결석이 동반된 경우 담관염이 호발한다[3,4]. 선천성 간섬유증에서 나타나는 급성 담관염은 항생제를 포함한 내과적 치료가 필요하며, 말기에는 담즙성 간섬유화증으로 이행하므로 간이식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담도 과오종, 선천성 간섬유증, Caroli 병은 모두 태생기에 간판 기형(ductal plate malformation)에 의해 발생하는 섬유 낭성 질환에 속하여 한 가지 혹은 여러 개의 질병이 병합하여 발생할 수 있다[4,5]. 담도 과오종은 특징적인 영상 소견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는데 비해 선천성 간섬유증은 진행성 질환으로 문맥 항진증이나 간비종대가 뚜렷해지기 전에는 진단하기가 어렵다[6].
저자들은 복부 영상검사로 담도 과오종으로 진단한 뒤 2년 뒤에 재발성 급성 담관염이 발생하였던 64세 남자에서 간 생검으로 담도 과오종과 선천성 간섬유증이 병합된 것으로 진단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한다.
증 례64세 남자가 3일 전부터 시작된 오한과 발열 및 우상복부 통증이 있어 응급실을 방문하였다. 환자는 당뇨와 고혈압이 있어 약물을 복용하는 중이었고, 2년 전 개인병원에서 시행한 복부 초음파에서 간에 다발성 저에코 종괴가 발견되어 본원으로 전원되었다. 당시 임상 증상과 간기능 검사를 포함한 검사실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으며, 간 자기공명사진 결과 눈송이 모양의 다양한 크기의 다발성 고음영 병변들이 보여 담도 과오종으로 진단하고 경과를 관찰하던 환자였다(Fig. 1). 응급실 내원 당시 수축기 혈압이 70 mmHg, 맥박수 100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3°C였으며, 적절한 수액 공급과 승합제를 사용 후 혈압 100/72 mmHg이었다. 말초혈액검사는 백혈구 11,400/mm3, 헤모글로빈 12.1 g/dL, 혈소판 44,000/mm3이었다.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 CRP 27.80 mg/dL, 혈당 168 mg/dL, BUN 37.4 mg/dL, 크레아티닌 1.78 mg/dL, AST 153 mg/IU, ALT 127 mg/IU,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 308 IU/L, 감마GT 176 IU/L, 총 단백 4.8 g/dL, 알부민 2.8 g/dL, 총 빌리루빈 1.27 mg/dL, 직접 빌리루빈 0.65 mg/dL이었다. HBsAg 음성, HBsAb 양성이었고, HCV Ab 음성, VDRL 음성이었다. 환자는 초음파 탐촉자에 의해서도 우상복부 압통을 호소하였고, 복부초음파 및 복부 전산화단층영상에서 담낭의 팽만이 관찰되어, 급성 담낭염과 급성 담관염으로 판단하여 경피적 담낭배액술을 시행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하였다. 항생제는 cefotaxime과 metronidazole을 정주하였고, 혈액 및 담즙에서 배양된 Citrobacter freundii는 사용한 항생제에 감수성을 보였다. 입원기간 동안 내시경 역행담췌관 조영술(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ERCP)를 시행하였으나 담관내 담석이나 담석진(bile duct sludge)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무결석성 담낭염을 의심하여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이후 2년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서 급성 담관염이 발생하였고 ceftiaxone 단독, 혹은 cefotaxime과 metronidazole을 병합 투여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 두 번째 담관염으로 방문하였을 때 혈액 배양 검사에서 E. coli가 분리되었으나, 이후에는 원인 균주는 분리되지 않았다. 세 번째 담관염으로 입원할 당시에는 다시 내시경 역행담췌관 조영술을 시행하였으나, 역시 담석이나 담석진은 발견되지 않았다. 추적 검사한 CA19-9는 2,020 U/mL로 상승하였으나 경과 관찰한 결과 정상화되었다. 다섯 번째 담관염으로 입원하여 항생제 치료로 호전된 이후, 반복적인 담관염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간조직 생검을 시행하였다. 조직검사 결과 문맥에 섬유 조직으로 둘러싸인 소담관이 불규칙적으로 확장된 선천성 간섬유증의 특성과 낭성으로 확장된 담도가 간문맥 주위로 불규칙적인 배열을 하고 있는 담도 과오종의 특성이 병합된 모습을 보였다(Fig. 2). 담도 과오종을 진단하고 여섯 번째 담관염이 발생한 2년 동안 복부 전산화단층영상을 비교한 결과 담도 과오종은 변화가 없었으나, 간좌엽 비대 및 비장 종대가 진행된 소견을 보였다(Fig. 3). 또한 혈소판 수는 130,000-150,000/mm3로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유지되어 선천성 간섬유증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현재 환자는 외래 추적 중이다(Fig. 4).
고 찰섬유낭성 간질환은 태생기에 담관계를 형성하는 간판 기형에 의해 발생하며 담관낭종, Caroli 병, 성인 다낭성 간질환, 담도 과오종 등을 포함한다. 각각의 질병들은 침범하는 담관의 종류, 즉, 위치(간내 혹은 간외 담관), 담관의 굵기(대-, 중-, 소- 담관)에 따라서 임상 특성 및 병리 소견이 다르다. 담도 과오종이나 선천성 간섬유증은 간내 소담관의 기형적 발생으로 일어난다.
담도 과오종은 Von Meyenburg complex라고도 하며 대부분 무증상으로 우연히 부검이나 복부영상에서 발견된다. 작은 담관이 확장되어 10 mm 이하의 균일한 미만성 낭종을 형성하므로 단순 낭종이나 전이성 악성 종양과 감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7]. 복부 전산화단층영상은 대부분 1.5 cm 미만의 다발성 둥근 혹은 불규칙적인 국소 병변들로 조영 증강은 거의 되지 않지만 일부에서 변연부에 조영 증강을 보일 수 있다. 복부 자기공명사진은 T1-, T2-weighted 영상에서 액체의 신호를 보이며 자기공명 췌담관조영술에서 담관과 연결되지 않은 특성을 보인다[4]. 간 조직의 병리적 특성은 다양한 크기의 낭성으로 확장된 담도가 간문맥 주위로 불규칙적인 배열을 하고 있으나, 담도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는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다는 점이다.
선천성 간섬유증은 소간엽 담관의 간판 기형으로 생기는 드문 질환으로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된다. 다양한 간 담도계 혹은 신장 계통의 이상, 특히 상염색체 열성 다낭성 신질환을 흔히 동반한다. 선천성 간섬유증은 대개 청소년기에 진단되나 증상이나 징후가 발생하는 것은 소아기부터 60-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4,8-11]. 임상증상으로는 환자의 70% 정도에서 문맥압 항진증이 나타난다. 문맥압 항진증에 의한 식도정맥류, 비장 종대 등이 나타나지만 간기능은 비교적 잘 유지되므로 간성 혼수, 간부전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선천성 간섬유증의 가장 중요한 진단적 특성은 병리 조직이다. 섬유성 간질이 침착하여 문맥이 확대되고 문맥과 문맥 사이에 섬유대가 형성되며 소엽 구조가 왜곡되나 내부 구조는 잘 유지되고, 염증세포의 침윤은 드물다. 또한 문맥 섬유대에 확장 비후된 담관이 증식되고, 문맥 형성부전 혹은 문맥이 섬유대 내에서 압박되는 소견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간조직 검사는 특이도는 높지만 민감도가 낮아서 영상의학적 특징이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영상소견은 비대된 간좌외엽, 정상 혹은 비대된 간좌내엽, 위축된 간우엽, 문맥 항진 등을 보이나 비특이적이라서 초기에는 영상 소견만으로 진단하기는 어렵다[5,6].
담관염은 선천성 간섬유증 환자의 약 25%에서 나타나며 Caroli 병이나 간내 담관 확장 등과 동반된 경우 잘 나타난다[12]. 일반적인 급성 담관염은 담관의 폐쇄성 병변을 확인하여 담즙 정체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내시경 역행담췌관 조영술 등의 적극적인 담즙 배액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선천성 간섬유증은 폐쇄성 병변이 없어도 소담관 내에서 담즙이 정체되어 담관염이 발생하므로 담관염이나 결석이 없는 환자에서 유두괄약근 절개술이나 담도 조작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치료는 선천성 간섬유증에서 담관염이 동반되면 혈액 배양 결과가 나올 때까지 aminoglycoside와 penicillin계 병합 또는 cephalosporin 등의 광범위 항생제를 사용하고, 담도 배액 이상의 원인 및 담관 결석 여부에 따라 치료한다. 반복적인 감염에 대한 항생제의 예방 효과는 명확하지 않다. 반복적이고 심한 감염을 조절할 수 없을 때나 재발성 담관염으로 간기능이 악화되면 간부전이 발생하기 전에 간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질환 자체에 대한 특이적인 치료법은 없으며 이차적인 합병증 관리가 중요하다. 문맥 고혈압으로 정맥류 출혈이 있으면 내시경 정맥류 결찰술과 목정맥경유간속문맥전신순환지름술 등을 시행한다. 주된 사망 원인은 출혈과 신부전증이며, 동반된 간 질환이 있는 경우 간농양, 패혈증 등이 주요 원인이다. 또한 7%에서 간세포암 및 담관암이 동반될 수 있다[10,11].
본 증례에서 환자는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및 자기공명사진 등의 영상 소견으로 담도 과오종으로 진단받고 추적 관찰 중 급성 담낭염과 담관염으로 내시경 역행담췌관 조영술과 담낭절제술을 시행 받은 후 수 차례 담관 폐쇄가 없는 재발성 담관염이 발생하였다. 담도 과오종에 의해 발생한 담관염은 보고된 바가 없고 영상 진단으로 담관 폐쇄의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간 조직 검사를 시행하여 선천성 간섬유증을 진단하였다. 이후 발생한 담관염에 대해서는 더 이상 내시경 조작을 하지 않았고 광범위 항생제로 치료하였고 최근 1년간 더 이상의 담관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전에 담도 과오종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60대 중반에 처음 증상이 발생하여 선천성 간섬유증의 진단이 어려웠던 증례였다. 반복적인 담관염이 발생한 이후 간좌엽의 비대와 비장 종대 및 혈소판 감소증이 진행된 것은 선천성 간섬유증에 의한 문맥압 항진증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13]. 본 증례와 같이 담관 폐쇄가 없는 반복적인 담관염이 발생하면 내시경 역행담췌관 조영술 등의 내시경 시술을 시행하기 전에 선천성 간섬유증과 같은 소담관 내 담즙 정체에 의한 담관염의 가능성을 고려해서, 반복적이고 불필요한 내시경 시술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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