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담낭 담석을 가진 대부분의 환자들은 평생 동안 증상없이 지내지만[1], 10-25%의 환자들은 담낭이나 총담관 등의 담석으로 인한 통증을 느끼거나, 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의료기관을 찾게 된다[2]. 총담관 담석은 발생 기전에 따라 일차적으로 총담관에 발생하는 경우 갈색 담석이 주를 이루고, 이차적으로 담낭에서 발생하여 내려오는 경우 콜레스테롤 담석이 주로 흔하다. 우리나라에서 담석 성분 분석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점차 콜레스테롤 담석이 60-70%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1997년 대한췌장담도학회의 전향적 연구에 따르면 담낭 담석 중 콜레스테롤 담석은 58%였고, 총담관 담석은 세균감염이나 담즙의 정체 등이 원인이 되는 갈색 담석이 전체의 90%를 차지하였다[3]. 총담관 담석은 담낭 담석 환자의 10-20%에서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담낭 담석이 우상복부 통증 등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년 약 2-3%로 위험도가 증가하고, 담낭염이나 담관염 같은 주요 합병증은 1-2% 가량 위험도가 매년 증가된다[5]. 총담관 담석은 담관 폐쇄성 황달, 급성 화농성 담관염, 급성 췌장염과 같이 매우 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총담관 담석은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ERCP) 혹은 담낭절제술 중 외과적으로 치료한다. 총담관 담석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진료지침은 대한췌장담도학회,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Americ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ASGE) 및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Europ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ESGE)에서 발표되어 있다[6-8]. 그러나 총담관 담석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및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고 보인다. 최근 2019년 4월에 ASGE, ESGE에서 새로운 총담관 담석의 내시경적 진단 및 치료, 관리에 대한 지침을 발표하였다[8,9]. 이를 종합적으로 효과적인 총담관 담석의 진단과정에 대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본 론
1. 총담관 담석이 의심되는 환자의 진단
임상 증상, 혈액 검사같은 임상 양상, 복부 초음파, 복부전산화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자기공명 담췌관 조영술(magnetic resonance cholangiopancreatography, MRCP) 등의 영상 검사, 초음파 내시경(endoscopic ultrasonography, EUS), ERCP 등의 내시경 검사를 통하여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치료 전 평가를 하게 된다. 임상 증상을 우선 간단히 살펴보면, 총담관 담석이 직접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총담관 담석이 담관을 폐쇄하여 증상이 발생하는데, 총담관 담석에 의한 임상 양상은 담관 폐쇄 발생의 급·만성 여부, 담관 폐쇄의 정도, 담즙 내 세균오염 정도에 따라 다르다[10]. 급성으로 담관이 폐쇄되면 담관성 동통과 황달이 바로 발생하지만,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담관이 폐쇄되면 소양감이나 황달이 처음 증상으로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으로 주로 명치 부분과 우상복부에서 30분에서 수시간 동안 증상을 호소하며,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11]. 복통, 황달, 발열로 알려진 “Charcot triad”는 총담관 결석의 합병증인 담관염의 특징적인 임상 소견이지만 세 가지가 모두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26.4-72%이고 높은 특이도(95.9%)에 비하여 민감도(26.4%)가 낮다[12,13]. 하지만 최근 일본 다기관 연구에서는 민감도 91.8%, 특이도 77.7%로 높은 민감도를 보고하고 있다[14]. 현재까지의 진료지침은 총담관 담석이 의심될 경우, 우선적으로는 간기능 검사 및 복부 초음파의 시행을 권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메타분석을 근거로 보면 빌리루빈은 1.3 mg/dL 이상, 알카라인 포스파타아제 125 U/L 이상을 기준으로 민감도는 각각 84% (95% confidence interval [CI], 64-95%), 91% (95% CI, 74-99%)로, 특이도는 각각 91% (95% CI, 86-94%), 79% (95% CI, 74-84%)로 알려져 있다. 복부 초음파는 민감도 73% (95% CI, 44-95%), 특이도 91% (95% CI 84-95%)로 알려져 있다. 복부 초음파 검사 시 총담관 담석을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거나, 총담관의 확장이 약 6 mm 이상으로 확인되면 총담관 담석을 진단하거나 의심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15].
2. 총담관 담석의 위험도에 따른 평가
총담관 담석의 위험도에 대하여 이전 ASGE 가이드라인에서 이러한 위험도를 총담관 담석의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나누었다[7]. 총담관 담석의 위험도와 관련이 있는 것은 임상적인 담관염, 고빌리루빈 혈증, 총담관의 직경(6 mm 초과), 간기능 검사의 이상, 55세 이상의 나이 등이며 이러한 인자들을 종합하여 총담관 담석의 위험도를 평가하게 된다(Table 1). 이러한 총담관 담석의 위험도의 평가분류는 2019년에 발표된 ASGE, ESGE 진료지침에서 2010년에 발표된 ASGE 진료지침의 내용을 모두 따르고 있고, 이에 따른 총담관 담석의 위험도를 결정한 뒤에 치료방법을 정하는 것이 추천된다(Fig. 1) [7-9,16].
1) 총담관 담석 저위험군의 평가
증상이 있는 담낭 담석 환자에서 총담관 담석의 저위험군 환자는 총담관 담석이 존재할 확률이 10% 미만으로 담관에 대한 추가적인 MRCP나 초음파 내시경과 같은 추가 검사를 시행하지 말고 복강경하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면 된다.
2) 총담관 담석 중간위험군의 평가
총담관 담석 중간위험군 환자는 총담관 담석이 존재할 확률이 10-50% 정도로 추가적인 검사를 통하여 총담관 담석의 존재 여부를 확인 후 치료 계획을 결정하여야 한다[7]. 임상에서 만나는 총담관 담석이 의심되는 환자의 진단을 위하여 가장 고민이 되는 환자군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각 센터나 의사의 선호도, 경험, 의료비용 등에 따라서 여러 가지 검사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선택할 수 있는 검사법으로는 초음파 내시경, MRCP,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ERCP, 수술 중 담관 조영술 또는 복강경하 초음파 등이 있다. 최근에 발표된 2019 ESGE 진료지침에서 총담관 담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EUS 또는 MRCP를 권장하고 “strong” recommendation, moderate quality of evidence로 권고하였다[8]. 최근 발표된 2019 ASGE 진료지침에서도 중간위험군에서 EUS 또는 MRCP를 권장한다고 발표하였으나[9], “conditional” recommendation, low quality of evidence로 권고수준이나 근거자료에 대한 질적 수준의 평가에 있어 ASEG와 ESGE 진료지침에 있어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결과적으로 최근에 발표된 총담관 담석이 의심되는 환자의 검사방법은 EUS 또는 MRCP이다[8,9]. EUS 또는 MRCP에서 총담관 담석이 없다면 담낭절제술을 바로 시행하면 된다. 총담관 담석이 존재한다면 먼저 ERCP를 통해서 총담관 담석을 제거하고 이후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면 되는데 다른 합병증이나 위험도가 없다면 ERCP를 이용한 담석 제거 후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최신 메타분석(meta-analysis)에 따르면 총담관 담석의 진단에 있어서 EUS는 민감도 97%, 정확도 90%였고 MRCP는 민감도 87%, 정확도 92%였다[17]. 결과적으로 EUS가 가장 정확한 총담관 담석의 평가를 위한 검사로 고려되지만[17], 0.02-0.07%에서 검사 중 천공 등의 합병증 위험이 있는 검사이기 때문에 MRCP와 비교하여 EUS가 월등히 우월하다고 보기에는 문제가 다소 있다[18]. 또한 EUS의 숙련도가 시술자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19]. MRCP도 폐쇄공포증을 가진 환자에서는 시행하기 어렵고, 매우 비만한 환자에서는 검사가 어려운 점 등의 한계점이 있다[9]. 최근에는 다양한 복부 수술을 받은 환자 등을 진료 시 만날 수 있는데, 수술로 위장관의 해부학적 구조가 바뀐 환자에서는 어떤 검사를 우선해야 할지도 고민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참고로 유럽과 미국의 진료지침에서는 중간위험도의 총담관 담석 의심 환자에서 복부 CT를 권유하지는 않으나, 이전 발표된 후향적 연구 결과에서 민감도는 78%, 특이도는 96%로 보고하였고, 총담관 담석의 크기, 조성이 복부 CT를 통한 총담관 담석 평가의 민감도, 특이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5 mm 이하의 총담관 담석에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56.5%, 81.2%로 총담관 담석의 확진을 위해서는 다소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20]. 2000년대 초·중반에 나온 문헌들에서는 복부 CT를 총담관 담석의 검사에 대하여 권유하기도 하였으나, 2010년도 이후에 나온 진료지침에서는 복부 CT를 권유하고 있지 않다. 결과적으로 총담관 담석의 진단에 있어서 EUS 검사가 가장 민감도가 높은 검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의료기관의 시설, 능숙한 술자가 있는 경우, 환자의 임상 상태 등에 따라 두 검사 중 한 가지를 하거나 혹은 같이 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 론
총담관 담석은 임상에서 췌장담도 질환을 보는 의사에게는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이고, 환자에게는 담관 폐색성 황달, 급성 화농성 담관염, 급성 췌장염과 같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 담석의 크기 및 종류, 의료기관의 장비 유무, 시술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어떤 검사를 어떻게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현재, 앞서 언급한 대표적인 진료 지침에서는 간기능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를 시행하고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여 환자의 위험도를 분류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중간위험도의 총담관 담석의 위험도를 가지는 환자군에서 EUS 혹은 MRCP를 시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향후에는 진단을 위한 각각의 특수한 상황에서의 검사방법, 총담관 담석을 제거한 후 잔여 담석 혹은 신생 담석에 대한 최적화된 진단방법 등 여러 상황에 가장 비용 효과적으로 우수한 진단방법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